‘주영아, 엄지손가락은 바보 같아야 해.‘ 내가 어렸을 적, 피아노 레슨 때 마다, 자주 선생님께 들었던 말이다.
엄지손가락은 선천적으로 파워플(powerful)하기 때문에 힘이 조금이라도 들어가면 음악은 절뚝발이가 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엄지손가락은 되도록이면 건반에서 많이 높지 않은 위치에서 조심스럽게, 가장 약한 다섯째 손가락은 좀 더 오므려서 쳤고, 가장 키가 큰 세번째 손가락은 중심을 잡는 역할을 했다. 그리고, 가장 민첩한 두번째 손가락은 섬세한 소리를 내는 담당이었다.
이렇게 우리들의 손가락들이 선천적으로 다른 길이와 기능을 가지고 있듯이 우리 아이들도 각자가 다 조금씩 차이가 나는 것 같다. ‘왜 우리 아이는 다른 아이들 보다 공부를 많이 해도 점수가 낮은 가요?” 하는 질문을 받을 때면, 나는 내 손가락을 물끄러미 쳐다 보게 된다.
피아노를 쳤던 사람들은 어렸을 때에 하논이나 Pischna를 친 기억이 있을 것이다. 이 책들은 다섯 손가락을 하나씩 독립적(autonomous)으로 힘을 길러 주며, 유연성과 균형을 이루게 도움을 주는 교본들이었다. 그래서 체계적으로 꾸준히 연습을 하다보면 다섯 손가락의 길이와 근육의 차이를 극복하고 힘을 조정하여 마치 한 손가락으로 치듯이 고르고 아름다운 소리가 나올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우리 아이들도 후천적으로 자신의 도구를 갈고 닦다 보면 어느덧 불리하다고 느꼈던 선천적 요소들을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각자가 개발해야 할 일들이 조금씩 다른 것은 당연한 것이다. 위대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자신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단점을 보완하며 자신만의 특징을 창조한 사람들이다.
피아니스트의 손의 사이즈는 다르다. 저마다 테크닉을 통하여 단점을 커버(cover) 하고 자신에게 맞는 손가락 번호와 건반위의 길(passage)을 많은 실험과 반복을 통하여 터득(master)한 후에 자신만의 감정으로 재창조 할 수 있어야 진정한 피아니스트가 될 수 있듯이 우리 아이들도 자신을 남들과 비교하지 말고, 자신 만의 길을 창의적으로 찾아 나가기를 바란다.
이제 새해를 맞이하였다. ‘새해의 결심’을 영어로 ‘New Year’s Resolution’이라 한다.
‘Resolution’은 컴퓨터 모니터나 카메라의 ‘선명도’를 뜻하며, 음악에서는 불협화음을 해결(resolve)하는 ‘협화음’을 가르켜 ‘Resolution’ 이라고 한다.
좀 더 폭넑게 ‘문제의 해답’(Solution to the Problem)이라고 할 수 있다. 새해에는 우리 아이들이 자신의 앞에 놓여있는 문제가 있다면 선명하게 파악하고 해결책을 강구하는 슬기로운 아이들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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