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도소 선교로 정작 행복찾은 사람은 바로 나”
아무리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었어도 자녀가 잘못되면 만사 도루묵이다. 장차 한인사회를 이끌고 갈 청소년 교육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리더십교육과 건전한 청년 문화조성에 힘쓰는 가하면 자칫 삐걱한 십대시절 방황으로 앞날이 저당잡힌 재소자들을 방문, 엄마처럼 이모처럼 이야기를 들어주는 유스 앤드 패밀리 포커스 이상숙 대표를 만났다.
청소년 선도기관 유스 앤드 패밀리 포커스(Youth and Family Focus)가 하는 일은 많지만 18년 전부터 해오고 있는 교도소 선교 이야기를 가장 먼저 해야할 것 같다. 유스 앤드 패밀리 포커스 이상숙 대표가 교도소 선교에 나선 것은 우연이다.“1980년 뉴욕에 와서 평범한 가정주부로 살다가 1989년 큰일을 겪었다. 비즈니스가 안되 2,7,8살이던 딸 셋과 함께 온가족이 거리로 나앉게 되었다. 눈앞이 깜깜한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어 화가 났고 혼란이 왔다. 하나님께 절박하게 기도하면서 성령체험을 했고 그때부터 삶의 가치관이 달라졌다. 새벽기도를 나가기 시작하면서 마음이 행복해졌다”
18년 전인 어느 날, 교도소에 가는 사람의 라이드 부탁을 받았다. 이것이 그녀를 코 꿰게 만들었다. 단순히 운전수로 따라 간 길에 수많은 흑인 재소자 속에서 앳되고 준수한 17세 한인청소년을 만났고 ‘저 아이도, 부모도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었을텐데 십수년을 교도소에서 보내야 하다니’ 하는 충격을 받았다.
그때부터 ‘내가 만난 예수님을 재소자에게 알게 하자, 이 일은 하나님이 하시는 일이다’는 깨달음으로 싱싱, 그린헤이븐, 칵시키, 이스턴, 우드번 교도소 등을 돌아가며 방문하게 됐다. 7년이상부터 종신자가 있는 중범죄자교도소(Maximum)와 7년미만의 교도소(Medium)를 주중과 주말로 나눠 방문하면서 그들이 원하는 것은 정신적 도움인 것을 깨달았다.
이상숙씨는 보통 일주일에 한번은 꼭 가서 언어, 문화적 차이, 인종차별로 인한 어려움을 들어주고 상담하면서 비극의 현장에서 새로운 생명이 움트는 것을 보았다. 변화하는 삶을 살면서 신앙심이 강해진 재소자는 친구인 다른 재소자를 만나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또 출감을 앞둔 재소자들을 위한 준비교육도 했다. 처음에는 혼자 봉사활동을 다녔으나 지금은 많은 교회에서 함께 사역에 동참하면서 많은 이들이 짐을 나눠지게 되었다. 현재는 뉴욕주정부산하 56개의 교도소 중 16개 교도소를 방문하는데 보통 1주일에 한번이상 가서 200여명의 한인 재소자들을 대상으로 상담 지원한다. 이들 재소자들은 1세대와 2세대가 4:6, 청소년은 영어권이 70%, 1.5세가 30%이다. 이들은 조직폭력과 연계된 불법무기 소지, 협박강도, 살인, 살인미수, 마약 관련 등의 범죄로 형을 살고 있다.
기자가 플러싱 윌렛 포인트 블러바드 소재 유스 앤드 패밀리 포커스 사무실로 찾아간 날, 마침 "재소자 출신 청년이 찾아와 가방 가득 애들에게 줄 연말연시 선물을 가져왔다”고 이씨는 자랑했다. “그저께도 나 없는 새 찾아와 지하실 체육관 운동기구 사라고 300달러를 두고 갔다. 아직 비즈니스가 자리잡지 않아 조금밖에 못갖고 왔다고 하는데 그 마음이 천금보다 귀하다. 교도소에
서 만나 인연을 맺은 아이들은 출감후 델리나 부동산, 무역 등의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그들 대부분은 잊지 않고 찾아와서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려한다”
이씨는 정작 교도소 선교를 하면서 행복해 진 것은 자신이라고 한다. 더욱 신학공부에 매달리게 해 동부개혁장로회 신학교를 94년도에 졸업한 다음 95년 새교회 전도사로 일하기도 했다.
비즈니스가 안되면서 3년간은 혹독하게 어려웠고 7년간은 힘들었지만 현재 유스 앤 패밀리 포커스는 “베이글 델리를 하는 남편 도움을 많이 받는다”고 하고 그새 엄마의 일을 도와주던 딸 둘은 출가, 막내딸이 일을 돕고 있다. “요즘은 각기 다른 교회의 28명 교도소 자원봉사자가 6팀으로 나누어 뉴욕 주정부 교도소의 한인 재소자들을 방문하여 선도하고 상담한다.”
보통 교도소에 가려면 오며가며 기다리고 상담하는 시간이 거의 하루 걸리지만 한번 가면 꾸준히 가야 그들과 신뢰관계가 생긴다. 그래서 본인이 원하는 교도소를 계속 가게 한다. “가족이 없는 재소자 경우 한달 기본 생활비인 30달러를 영치금으로 준다. 교도소에서 주는 비누는 거품이 나지않고 수건도 뻑뻑하여 쓸 수가 없다. 이 비용은 비누, 수건, 로션, 치약을 사는데 쓰여진다. 그 외 옷이나 책, 사식을 넣어주기도 한다”
원래 전도사로 일하던 이상숙씨가 2,000년에 비영리 단체 유스 앤드 패밀리 포커스를 창립하게 된 것은 “출감한 아이가 갈 곳이 없었다. 친정엄마 집에 데리고 가서 재웠다. 그래서 이 단체를 창립할 결심을 했다”고 한다. 처음 2여년은 순복음 뉴욕교회(현재 프라미스 교회, 김남수 목사 시무)에서 장소를 빌려주었었다. 현재 3명의 스태프와 50여명의 대학생과 직장인 자원봉사자가 일하고 있지만 각 프로그램마다 언제나 더 많은 일손이 필요하다. 청소년에게 복음을 전파하고 치유하는 이 단체가 하는 일은 상당히 많기 때문이다.
“매년 여름, 청소년 리더십 프로그램인 ‘광야’를 한국일보 특별후원으로 10년이상 진행해오고 있다. 월드비전, 양로원, 교도소, 홈레스 셸터 등에서 땀 흘리며 어려운 이들을 섬기는 봉사를 한 아이들이 여름이 끝나면 자신감 회복, 정체성 확립 등으로 부쩍 성장한 것을 느낄 수 있다.”그외 매년 3회 열리는 ‘유스 갤러리아’는 청소년들이 저마다의 특기를 표현하는 마당이다.
아이들은 건전한 놀이공간을 통해 노래, 춤, 연극 등 자신만의 끼를 발산할 기회를 갖는다. 2층 건물인 4개의 미팅 방에서는 고등학교 중퇴 혹은 자퇴 학생들을 위한 검정고시반, 자녀를 위한 바른 교육, 바른 문화, 바른 가정 세우기를 위한 부모들이 만드는 인터넷 방송, 공예와 붓글씨, 건강댄스, 중국어 클래스 등 프로그램이 일주일내내 돌아간다.
최근 한국일보와 제휴한 6,7,8학년 대상으로 한 애프터 스쿨도 신설했다.
“성공적인 고등학교 생활의 기초는 6,7,8학년이다. 이때의 공부 습관, 학교 출결석, 숙제 등의 습관 형성은 고등학교뿐 아니라 인생의 성공여부와도 관계가 있다. 특히 빅 브라더스 빅 시스터스, 멘토링 프로그램, 카운슬링 프로그램도 지원한다.”1주일에 4일간 방과 후 학교에서 뒤떨어진 학업과 숙제지도, 견학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지하실의 체육관에서 청소년 스포츠 교실을 운영하는데 이 모든 강습과 프로그램이 무료이다. 어떻게 이 모든 프로그램이 돌아가는 지 자못 궁금한데 모든 것이 자원봉사자들 덕분이란다. “일하는 전도사들 모두 풀타임으로 일하면서 겨우 차비만 주고 있다. 그래서 이 단체가 운영
된다.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이상숙씨는 한인사회에 바라는 것이 있다.
"아이들이 문제를 일으켰다면 부모는 서로에게 불평하지 말아야 한다. 그것은 문제를 더욱 악화시킨다. 유년기에서 청소년기로 가는 5,6,7,8학년이 가장 중요하다. 이때 부모와 자녀 사이에 의사소통 관계가 성립되면 문제가 생겨도 쉽게 해결된다. 이 청소년기에 부모와 자녀간 친밀한 유대관계가 성립되었는지 꼭 점검해 보라. 자녀가 부모에게 대한 기본적인 존경심을 갖고 있으면 진흙탕 속에서도 자녀를 건질 수 있다.”자녀교육에 관한한 어느 것 하나 소홀하게 들을 수 없는 일들을 이상숙씨는 몸소 실천하며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민병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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