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툭하면 반말·막말에 ...타민족 비하도 꼴불견
이민역사가 깊어지면서 한인사회도 미국내 정치, 경제, 사회 등 다방면에서 큰 두각을 보이며, 이제는 미 주류사회의 당당한 주인으로서 우뚝 서게 됐다. 하지만 우리사회를 깊이 들여다보면 아직도 바꾸고 변화시켜야 할 일들이 산적해 있다. 공공질서 준수, 주인의식 고취, 관용과 화합의 정신 제고 등 ‘기본’을 지키는 일은 여전히 중요한 과제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에
본보는 ‘UP(업)-그레이드 한인사회, 품격을 높입시다!’란 슬로건을 내걸고 우리 주변의 문제점부터 바로잡기 위한 ‘신년기획 캠페인’을 시리즈로 다룬다.
1. 언어예절
퀸즈플러싱의 한 식당에서 파트타임을 하는 여대생 김모(21)씨. 업소 안으로 들어서는 중년의 한인 남성고객이 다가가 한국말로 ‘안녕 하세요’하고 인사를 하자 대뜸 ‘야, 여기 뭐가 맛있느냐’며 반말로 물어왔다. 이후에도 반말 투로 일관하는 그 고객에게 메뉴를 보여주며 ‘이것저것’ 권했지만 그때마다 ‘그게 뭐가 맛있냐?’며 면박을 줘 무척 당황스럽기도 하고 나중엔 화가 치밀어 올랐다.
김씨는 “아무리 같은 한인이라지만 너무 불쾌했다”며 “특히 1.5세나 2세 젊은이들은 어른들의 막말에 괴롭다”고 토로했다. 한 한인은행 고객서비스 담당자인 박모씨는 고객들의 전화를 받다가 우울해질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하루는 잔고부족으로 수수료가 빠져나간 것을 안 한 고객이 전화를 걸어 ‘누구 맘대로 돈을 빼갔느냐’며 생떼를 쓰다 결국 ‘잘 먹고 잘 살아라’고 폭언을 한 뒤 전화를 끊더라는 것. 박씨는 “아무리 고객이지만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든다”며 “이 정도면 언어폭력 수준”이라고 말했다.
한인사회에서 꼴불견으로 가장 많이 지적되는 것이 이같이 반말과 막말을 남발하는 행태다. 개인들끼리 사석에서는 물론이고 공공장소에서도 거리낌 없이 언성을 높이기 일쑤다. 특히 주류사회 업소들에서는 고분고분하다가도 한인 업소에만 오면 막말을 하고 고성을 질러대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한인 단체장들이 공식 회의석상이나 공식 행사에서 자기 맘에 안 든다고 거침없이 고성과 반말을 주고받는 일도 자주 볼 수 있다. 비단 한인들끼리 뿐만이 아니다. 최 모(49)씨는 최근 한인업소에서 일하는 중남미 출신 친구로부터 욕설인 “‘X X X’가 무슨 뜻이냐”는 질문을 받고 무척 당황했다고 한다. ‘업주가 자신을 부를 때 이 말을 자주 사용하는데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고 물어오는 말에 진땀이 났다는 최씨는 “아직도 타민족 종업원들에게 막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인터넷에서의 언어폭력도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해 말 유학 온 이만수씨는 “미주한인사회의 블로그나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도 인신공격을 하는 댓글 등이 담긴 악플이 난무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며 “한국의 사이트를 보는 것 같아 씁쓸했다”고 말했다.<김노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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