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효정 (알더스케이트 미국 감리교회 목사)
2012년을 맞이하며 생각에 잠긴다. 항상 세밑에는 그 해의 반성과 새해의 소망을 기도하게 되나, 올 한 해는 안수 목사의 첫 해로 감회가 더욱 깊다. 답스 페리 (Dobbs Ferry)에 위치한 알더스게이트 (Aldersgate) 감리교회에
부임한지도 어느 덧 3년이 넘었다. 우리 교회는 지난 수 십 년간 12월 초부터 크리스마스트리를 판매하면서, 크리스마스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며 전도 및 수익사업을 연계하고 있는데, 올해는 이 기간을 통하여 지난 3년 간 공들여 온 한 할머니를 전도하게 되어 더욱 더 뜻 깊다.
항상 어르신들의 슬기와 지혜를 높이 평가하고 있는 나는 또한 성격이 외향적이어서 대화를 시작하는 데는 그리 어렵지 않았지만, 이 분과 서로의 진심 어린 교감이 이루어지는 데 걸린 오랜 시간을 되돌아보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마음의 문을 꼭꼭 닫고 사는지를 느끼게 한다.내가 봉사하고 있는 카브리니(Cabrini) 이민 센터에서 미국에 온지 얼마되지 않은 여러 이민자들을 만날 수 있었다. 무료로 영어를 가르쳐주고 서류작성을 도와주고 아이들 방과후 학교숙제까지 도와주는 복지센터이다. 미국이 ‘이래서 오고 싶은 나라가 되었구나’ 생각된다. 남편의 지사근무로 독일에서 지냈던 5년동안의 생활과 마찬가지로 역시 미국에서도 장애인이나 외국인에게 우리나라 사람보다는 훨씬 관대하고 이해해주며 사랑으로 감싸주는 경험을 많이 하고 있다. 이렇게 다같이 서로 협력하여 함께 잘사는 세계로 만드는 것이, 바로 지금, 여기, 자기가 있는 곳을 천국으로 만드는 한 발짝 걸음을 띄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런 면에서 우리나라도 이제는 조금씩 변화되고 있어 무척 고무적인 일이나 다문화 국가인 미국을 보면 아직은 우리 한국사회가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얼마 전 우연히 북한을 두 번이나 방문 한 적이 있으며 유엔에서 일하고 있는 아일랜드인을 만났었다. 그는 한국인을 존경한다고 하면서 그 이유는 특히 우리 민족성의 견디어 내는 힘(perseverance) 과 끈질기게 해내는 힘(determination) 때문이라고 했다. 나도 그의 의견에 동의했고, 거기다가 남을 생각하는 마음(compassion)만 더 보탠다면 못해 낼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단일민족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던 우리나라도 점점 더 다문화 가족이 증가하고 있으니, 그에 따른 우리자신의 변화에도 그 속도가 더 해져야 한다.
2012년에는 우리들이 보다 더 많이 빛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도록 힘주시기를 하나님께 기도한다.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시는 주님의 뜻을 따라, 이 세상이 말하는 성공과는 전혀 다른, 서로 돕고 사는 좋은 세상 그런 2012년이 많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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