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사람이 죽으면 그의 죽음을 애도하고 조문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그런 원칙에도 예외는 있다. 그 사람이 아버지나 일가친척을 죽인 사람인 경우에는 애도를 해야 할 이유도 조문을 가야할 이유도 없다. 오히려 원수가 죽은 것을 축하할 일이다.
김정일이 죽은 후 그에게 조문을 가느냐마느냐 하는 문제를 놓고 한국이 시끄럽다고 한다. 1994년 아버지 김일성이 죽었을 때도 그랬다. 범민련은 판문점을 통해 조문을 강행하려 했고 한총련은 대학 내 분향소를 설치했다 강제로 철거됐다.
이 사람들도 김일성이 6.25를 일으켜 수많은 무고한 양민을 살해한 사실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정부 방침을 어겨가면서 기어이 조문을 가고 분향을 하겠다는 심사를 제 정신을 가진 사람은 알 수가 없다.
김정일의 죄도 아버지보다 과히 가볍지 않다. 자국민 수백만을 굶겨 죽인 것은 차치하더라도 1983년 아웅산 테러, 1987년 KAL기 테러, 그리고 최근 금강산 관광객 총격 살해,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을 통해 무수한 한국인을 죽였다. 이런 인간이 죽었는데 조문을 가겠다고 안달을 하는 사람들의 정신 상태는 도대체 어떻게 생겨먹은 것일까.
이런 사람들일수록 북한의 공격을 받고 죽은 장병들 장례식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오죽하면 김대중 정부 시절 연평해전으로 전사한 장병의 미망인이 한국 사회의 찬밥 대접에 한을 품고 외국으로 이민까지 갔을까.
이 와중에 민노당과 국참당의 합작품인 통합 진보당의 공동 대표인 유시민은 박근혜 한나라 비대위원장이 국회 차원의 조문 파견에 반대한 것에 대해 “옹졸하다”며 “천안함과 연평도만 얘기하면 결국 전쟁밖에 할 것이 더 있느냐”고 말했다. 유시민은 자기 아버지와 아들을 폭탄으로 산산조각 낸 범죄자가 죽었을 때도 문상을 가 그 집과 관계 개선을 할 생각이 있는 모양이다.
김일성과 김정일은 수없는 대남 도발을 진두지휘해 인명을 살상하고도 한 번도 이를 공개적으로 인정하고 사과하거나 피해자의 죽음을 애도한 적이 없다. 아직도 그 원혼들이 구천에서 호곡하고 있는데 뉘우칠 줄 모르는 이들 살인자의 제단 앞에서 머리 숙여 조문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한국 정부는 개인적으로 김정일과 친분을 맺어온 이희호 여사와 현정은 여사의 방북만을 허용하고 정치인의 조문은 일체 불허한다고 밝혔다. 그 대신 개인적인 조전은 허용하기로 했다고 한다. 그것도 많이 양보한 것이다.
북한 지도자가 죽을 때마다 되풀이 되는 조문을 둘러싼 남남갈등은 딱하기 짝이 없다. 종북 좌파들은 도대체 언제나 철이 들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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