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절대권력을 휘두르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함에 따라 전 세계의 시선이 후계자 김정은이 권력을 틀어쥘 수 있을 것인지에 쏠리고 있다.
일단 올해 29세(북한측 주장)인 김정은은 부친이 보여줬던 것과 마찬가지로 `3년상’이라는 과정을 거치면서 김정일 위원장에 대한 충성심을 내부에 과시함으로써 권력의 공고화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김정은의 의도대로 권력의 기반을 다질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우선 2009년 후계자로 내정되고 2010년 당 대표자회를 통해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 올랐지만 김정은이 권력 승계 준비가 전혀 안 돼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북한측 주장에 따르면 김정은 1982년생으로 올해 29세에 불과할 뿐 아니라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으로 김정일의 후광 속에서만 활동했지 단독으로 정책을 결정하고 국정을 운영해본 경험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이에 따라 3년상의 과정에서 김정은은 후견인 격인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의 조력을 받아야만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북한의 군부가 김정은을 견제하고 새로운 권력을 창출하려고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정일 위원장의 생전에 김정은에게 첫 공직으로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을 준 것도 그만큼 북한에서 군부의 힘이 절대적임을 보여주는 것이다.김정은이 후계자로 공식 등장한 이후 국가안전보위부와 인민보안부, 군 정찰총국 등 공안기관을 장악하고 이들로부터 충성을 다짐받았다고는 하지만 군부가 다른 마음을 먹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권력욕이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김영춘 인민무력부장 등이 새로운 권력을 꿈꿀 가능성도 있으며 일부에서는 장성택 부위원장이 군부와 손을 잡고 새로운 지도자를 옹립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이렇게 된다면 중국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진 김정은의 이복형 김정남이 새로운 지도자로 내세워질 수도 있다는 시나리오도 제기된다.다양한 예상에도 역시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김정은이 김정일의 뒤를 이어 권좌에 올라 김
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근대 사상 초유의 3대세습을 완성하는 것이다.
한국 외교·안보라인 사전 인지못해
특별방송 예고에 6자회담 관련 예측
북한이 19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사실을 보도한 것과 관련해 우리 정부의 외교촵안보라인은 사전에 이런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에 북한이 이날 정오 특별방송을 예고했을 때도 정부 부처에서는 북핵 6자 회담과 관련된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통일부 당국자는 “김 위원장이 최근 현장 지도를 했고 북한 내 특이 동향도 없었다”면서 “김 위원장의 사망 여부는 인지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그러나 북한 TV의 아나운서가 검은 옷을 입고 방송에 나오자 얼굴이 사색이 돼 장관실로 직행했다.
외교부 관계자도 “북한은 자국 입장에서 중대 여부를 판단하기 때문에 실제 사망 사실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하지는 못 했다”고 전했다. 국방부도 사전에 상황을 모르기는 마찬가지였던 것으로 보인다. 국방장관과 합참의장도 사전에
이 사실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관진 장관은 중대 발표가 나올 당시 국회 여야 원내대표 면담차 여의도 국회에 가 있었고, 정승조 합참의장은 이날 전방 순시중이었다.
2008년 건강 이상후 최근까지
중국·러 방문 활발한 대외활동
김정일 와병에서 사망까지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에 이상신호가 포착된 것은 2008년 9월 초다. 그해 8월 중순 군부대 시찰을 마지막으로 공개활동을 하지 않던 김 위원장은 9월9일 정권 수립 60주년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와병설이 증폭됐다.
그날 익명을 요구한 미국 정보당국자는 AP통신에 “김 위원장에게 건강 이상이 있는 것 같다”며 “아마도 뇌졸중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고, 미국의 한 정보소식통도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뇌졸중 전문의사 2∼3명이 북한에 들어갔다는 첩보가 있어미 정보당국이 확인 중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북한은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을 부인할만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다가 은둔 80일 만인 11월2일 김 위원장이 북한군 ‘만경봉’팀과 ‘제비’팀간 축구경기를 관전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북한은 왼팔과 왼손이 부자연스러운 그의 모습을 사진으로 내보냈다.
2009년 1월 초 김 위원장은 삼남 김정은을 후계자로 내정한다는 교시를 노동당 조직지도부를 통해 하달했다. 다음달 말 북한은 김 위원장이 회령대성담배공장에서 연기를 내뿜으며 담배를 피우는 사진 2장을 포함한 132장의 함경북도 회령시 현지지도 사진을 내보내며 그의 건강이 호전됐음을 암시하기도 했다.또 그는 2010년 8월 중국 동북지역을 방문하는 동안 두 차례나 야간열차를 이용해 이동하고, 이듬해 5월 말 다시 방중했을 때에는 창춘에서 장쑤성 양저우까지 약 30시간을 쉬지 않고 달리는 등 일주일 동안 6,000여㎞를 기차로 이동하며 ‘건강악화설’을 일축했다.
2011년 8월 러시아를 방문한 김 위원장은 3개월 전 중국 방문에서 보였던 모습과는 다르게 인민복 점퍼가 작아 보일 정도로 배가 다시 나왔고 불편했던 왼손도 어느 정도 사용했지만 왼발을 끌고 피우던 담배를 들고 있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올해 김 위원장은 지난 5월에 중국을 방문한 데 이어 석달여 만인 8월에는 러시아를 방문하는 등 활발한 대외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나 끝내 뇌졸중 후유증을 극복하지 못하고 17일 오전 열차 내에서 과로로 사망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19일 일제히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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