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 송년특집
▶ “구세군 종이 이렇게 무겁게 느껴지긴...”
16일 최숙중씨가 봉사하고 있는 H마트 유니온스트릿 점 입구에서 한 한인이 구세군 자선냄비에 돈을 집어넣고 있다.
기온이 뚝 떨어진 16일 오전 10시 H마트 유니온스트릿 점 입구. 빨간색 구세군 파카를 입은 구세군뉴욕한인교회의 최숙중(50)씨가 능숙하게 자선냄비를 조립해 세운 후 구세군 종을 흔들기 시작했다.
‘딸랑, 딸랑~’ 소리와 흥겹게 울려 퍼지는 크리스마스 캐럴. 마트를 찾는 샤핑객들에게 일일이 “굿모닝, 안녕하세요.”라며 인사를 건네 보지만 대부분 어깨를 잔뜩 움츠린 채 땅만 보고 종종걸음 치거나 샤핑 카트만 끌고 있다.
종을 울린 지 20여분 만에 첫 기부자가 나타났다. 파란색 점퍼를 입은 70대 초반의 할아버지가 모자를 쓴 채 고개를 숙이고 5달러를 냄비에 넣고 급히 자리를 떴다.
“땡큐, 감사합니다.” 기부 소감을 묻기 위해 기자가 곧바로 뒤따라가 보았지만 그는 입을 꼭 다문 채 손을 내젓기만 했다.이어 어린 손자와 장을 보러 함께 나온 박 모(74) 할머니가 자선냄비에 기부금을 넣었다. ‘왜 기부를 하느냐’는 질문에 “어려울 때 일수록 서로 돕고 살아야지요.”라며 환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이따금씩 이어지던 기부행렬은 점심 시간 무렵이 되자 아예 뚝 끊겨 버렸다.
수 시간째 흔들고 있는 구세군 종의 무게가 무겁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모금 활동을 한 3시간 동안 10명 중 1명도 안되는 샤핑객들만이 기부에 참여했다. 기부 참여자들은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상대적으로 많았으며, 젊은 사람들의 경우 대부분 자선냄비에 관심을 가졌지만 모금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적었다.
오전 10시~오후 4시까지 꼬박 8시간 동안 구세군 봉사를 하고 있다는 최씨는 “적으면 한 시간 동안 한 푼도 들어오지 않은 경우도 많다”면서 “그때는 정말 허공에 대고 소리치는 기분”이라며 싸늘해진 올해 연말 인심을 전했다.
불경기가 장기화되면서 올 들어 연말 불우이웃 돕기 모금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 이 때문에 구세군뉴욕한인교회는 목표액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구세군뉴욕한인교회는 지난달 21일부터 불우이웃성금 1만7,000달러 성금을 목표로 자선냄비 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14일 현재까지 총 모금액은 5,500달러 정도로 목표액의 3분의 1도 채우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이상정 사관은 “모금이 위축되면 그만큼 불우이웃의 고통이 더욱 심해진다”면서 “주는 사람
에게는 작지만 받은 이웃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한인들의 온정으로 자선냄비를 펄펄 끓여주기를 당부했다.<서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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