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년모임.선물 구입 등으로 가계부담 커지자 갈등 심화
연말 시즌을 맞아 한인 가정 내 부부싸움이 부쩍 잦아지고 있다.
연일 이어지는 송년모임으로 인한 잦은 술자리와 연말 선물구입으로 갑작스레 늘어난 가계지출 등으로 신경이 날카로워지면서 부부간 마찰이나 갈등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퀸즈 플러싱에 거주하는 한인 박모(43)주부는 지난 주 남편과 한바탕 싸움을 벌였다.하루가 멀다 하고 송년회라며 술을 마시고 만취해 새벽에 귀가하는 남편에게 “술 좀 작작 마시면 안 되겠냐”고 쓴 소리를 내뱉은 게 발단이 됐다.박씨는 “벌이도 시원찮은 판에 무슨 술이냐”고 남편의 자존심을 건드렸고 남편이 버럭 소리를 지르면서 싸움이 벌어져 결국 자고 있던 아이들이 깨서 중재에 나서면서 겨우 끝이 났다.
40대 중반인 이모(플러싱)씨도 얼마 전 아내와 부부싸움을 벌인 뒤 서로 말도 안하고 지내고 있다.아내가 연말선물을 산 크레딧카드 고지서를 보고 울화가 치민 이씨가 아내의 씀씀이에 대해 지적한 게 싸움으로 번지고 말았다. 이씨는 “연말선물을 한답시고 고가품을 마구잡이식으로 구입하는 아내를 이해할 수 없다”며 “그렇지 않아도 비즈니스 적자가 심해 고민인데 카드빚을 갚을 일을 생각하면 앞이 캄캄하다”며 푸념했다.
한인 가정상담 기관 관계자들에게 따르면 연말 이 같은 문제로 마찰을 빚는 가정들이 크게 늘고 있다.가정문제연구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부부갈등을 호소하는 상담이 평소와 비교해 2배 이상 부쩍 급증했고 뉴욕가정상담소 통계에서도 지난 추수감사절부터 부부갈등 상담이 평상시보다 세배 이상 폭주했으며 대부분의 불화 원인은 잦은 술자리와 함께 늘어난 가계지출로 인한 것이었다. 특히 연말 경기불황이 겹치면서 신경이 날카로워지면서 사소한 말다툼조차도 큰 싸움으로 확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상담 전문가들은 장기화되는 경기침체로 경제적인 부분이 부부갈등을 촉발시킬 우려가 크다고 지적하고, 송년모임 참석 여부나 지출 내역을 사전에 의논해 갈등 소지를 없앨 것을 조언했다.레지나 김 가정문제연구소장은 “요즘처럼 불황 시기는 부부가 누구를 탓하기 보다는 서로가 힘이 돼주려 노력해야한다”면서 “부부가 사전에 대화를 통해 불필요한 갈등을 줄일 수 있다”고 충고했다. <서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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