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으로 미공화당 대통령후보 선거전에서 선두를 달리던 허만 케인이 섹스스캔들로 낙마했다. 그런데 대조적인 현상은 같은 섹스스캔들로 거의 정치생명이 끊어지다시피 했던 전 연방하원의장 깅리치가 지금 공화당 대통령후보의 선두를 달리고 있다. 왜 어떤 정치인은 섹스스캔들로 매장되고 어떤 정치인은 재기하는 것일까.
먼저 허만 케인의 경우를 살펴보자. 그는 흑인이었지만 티파티의 총아일 정도로 극우 보수주의자였고 10월에는 페리, 롬니, 깅리치를 제치고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려 공화당 선거사의 이변을 기록했다.
더구나 허만 케인(조지아 주)은 현역 정치인도 아니고 ‘갓 파더 피자’의 사장과 미요식협회장 출신이다. 그의 아버지는 코카콜라의 창업주인 우드러프의 운전기사였으며 어머니는 가정부였다. 어느 면으로 보나 그는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이었다. 처음에 그는 ‘성희롱’ 문제로 원투 펀치를 맞고 휘청거리다 FOX-TV에서 그와 13년간 혼외정사를 가져왔다는 여인과의 인터뷰가 방영되자 KO펀치를 얻어맞고 쓰러졌다.
깅리치는 어떻게 살아남아 지금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일까. 그는 세 번이나 결혼했다. 그리고 7세나 연상인 첫 번째 부인에 대해 “너무 늙었고 못생겨 정치인의 아내로는 부적격이다”라는 농담을 친구들에게 했다는 소문으로 여성들의 혐오를 샀다. 더구나 그의 부인이 암으로 입원해 있을 때 문병한 자리에서 이혼문제를 끄집어냈다하여 양심없는 정치인으로 낙인 찍혔었다.
그것으로 그치지 않았다. 아내가 사망하기 무섭게 재혼한 깅리치는 미연방 하원의장으로 클린턴의 르윈스키 사건조사를 지휘하면서 자신은 23세나 연하인 비서(그는 지금의 세 번째 부인이다)와 또 바람피워 의장직에서 쫓겨났다. 그러나 그는 정계에서 물러난 후 저술활동에 전념했으며 미국을 방문한 교황 베네딕트16세를 만난 후 깊은 감명을 받고 침례교인에서 가톨릭으로 개종했다.
깅리치는 예전의 깅리치가 아니다. 완전히 다시 태어난 인간의 모습으로 정계에 다시 등장 했다. 더구나 그의 딸이 암을 앓고 있던 어머니가 먼저 이혼문제를 꺼냈으며 아버지는 병상에 있는 어머니에게 이혼을 말한 적이 없다고 최근 밝히면서 깅리치가 악성루머의 희생자였다고 증언하고 있다.
섹스스캔들에서 살아남은 정치인들을 보면 가족들과 참모들의 적극적인 내조가 있다. 대표적인 정치인이 클린턴과 힐러리다. 부인의 인내와 내조로 클린턴은 예전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들은 클린턴 사단을 갖고 있다. 반면 제2의 케네디로 불리우던 존 에드워즈 상원의원은 정사관계에서 아이까지 낳고도 자신의 보좌관 아이라고 거짓말의 거짓말을 연속하다 들통 나자 암을 앓고 있던 부인의 저주를 받아 정계에서 매장 되었다. 더구나 그의 참모들이 공식적으로 그를 비난하는 이변이 일어났다. 그는 지금 징역가기 일보직전이다.
골프선수가 다리에 힘이 있어야 하는 까닭은 땅을 꽉 밟고 있어야 스윙이 흔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부인의 내조와 뿌리있는 조직을 가진 정치인은 스캔들에 휘말리더라도 다시 컴백한다. YS와 DJ가 갖은 고비에서 살아남은 것도 부하와 조직이 있었기 때문이다. 인기만 있는 정치인은 잘 나가다가 스캔들 한방이면 와르르 무너진다. 인기만 있고 조직이 없는 정치인들의 아킬레스건이다.
<이철 고문>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