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한인 식당들의 대목 시즌이다. 대부분의 한인 요식업소들이 연말을 맞아서 개인과 단체의 송년 모임으로 특수를 누리고 있다. 그러나 일부 요식업계는 경기침체의 예봉을 피하지 못하고 문을 닫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특히 최근 문을 닫은 일부 식당들은 한식 세계화의 선두 역할을 담당했던 주류고객 대상 식당들도 포함되어 있어 요식업계 관계자들을 더욱 안타깝게 만들고 있다. 식당의 폐업은 업주와 종업원은 물론 도매업체 및 건물주 등 추가 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업계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한인 요식업소들의 현 주소를 살펴본다.
▲ 마케팅 강화, 고객다변화 성공비결
한인 요식업소들은 연말을 맞아 모처럼 매상이 평소보다 2~3배 늘었다고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기존 개인과 단체들의 연말 모임 러시가 피크를 이루고 있고 최근에는 한식에 대한 주류사회의 호평이 이어지면서 타 아시안 민족과 백인 등 주류사회 고객층까지 한인타운 식당으로 몰리고 있다. 일부 무제한 고기구이 전문 식당들의 경우 전체 고객의 3분의 1에서 절반이 비 한인고객일 정도로 경기침체 속에서 타민족 고객이 든든한 우군이 되고 있다.
우국과 큰가마 설렁탕 등의 경우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홍보와 광고 등을 통한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 지속적인 매출 증가를 기록하고 있다. 8가에 위치한 바비큐 레스토랑 ‘우국’의 변용복 대표는 “고기 등급을 낮추지 않고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고객들의 믿음을 잃지 않았고 지속적인 광고·홍보 활동을 통해 식당의 인지도를 높인 것이 성공의 요인이었다”고 말했다.
큰가마 설렁탕은 주력 메뉴인 설렁탕이 주축이지만 냉면과 삼계탕, 정구지 곱창 뚝배기, 양푼이 비빔밥 등 계절에 따라 지속적으로 새로운 메뉴를 개발, 제공하면서 고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소향은 일반 식당 외에 최근에는 뱅큇홀을 개장하면서 개인 고객과 단체 고객을 동시에 유치하는 윈윈 전략으로 성공한 경우다.
▲ 메뉴 변경 통해 판로 개척
메뉴 변경을 통해 판로를 개척하는 요식업소도 있다. 무제한 메뉴 등으로 주류 고객들로부터도 인기가 높았던 ‘다호 갈비’는 브라질리안 바비큐로의 변환을 통해 불황 타계를 모색하고 있다.
현재 브라질리안 바비큐 메뉴를 선보이기 위해 식당 내부공사가 한창인 다호 갈비의 존 리 매니저는 “무제한 메뉴 역시 매우 경쟁이 심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매상으로는 정상적인 식당 운영이 어렵다”며 “끊임없이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고 타 업소와는 다른 서비스를 제공해야만 지금 같은 불경기에서 살아날 수 있다”고 말했다.
6가와 웨스턴의 마당 샤핑몰에 위치한 ‘마당 621’은 메뉴를 대폭 바꾸고 가격도 낮추면서 고객 대중화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 요식업소 대표는 “아무리 어려워도 잘 되는 식당은 분명히 있다”며 “이럴 때 일수록 음식의 질과 서비스에 따라 식당의 명암이 극명히 드러나게 된다”고 지적했다.
▲ 일부는 불황 이기지 못하고 폐업
소매경기가 악화되기 시작한 지난 2008년 초부터 타운 및 타운 인근에서 문을 닫거나 업주가 운영을 포기한 식당은 20여개로 파악되고 있다. 최근 폐업한 한인식당 중에는 할리웃 스타들이 파트너로 참여하면서 주류 고객을 대상으로 본격적으로 한식을 전도하던 할리웃 지역의 ‘신 코리안 바비큐’가 포함되어 있다.
구이를 중심으로 한식을 전면에 내세운 ‘신 코리안 바비큐’는 3년 전 개점과 함께 주류사회 고객몰이에 잔잔한 성공을 거둠으로써 한식의 세계화에 대한 가능성을 활짝 열어젖힌 식당으로 평가를 받고 있었지만 노동법 위반 소송에 휩싸이면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매상까지 줄어 폐업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품격 있는 독특한 분위기로 명성이 높았던 퓨전 중식식당 ‘오감도’는 실내공사 중’이라는 안내문만 붙여놓고 몇 개월째 문을 닫고 있다.
식품, 육류 및 주류 등을 취급하고 있는 도매업체들은 식당들이 갑작스럽게 영업을 중단, 외상으로 준 물품대금을 받을 길이 막막해지자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도매업체들은 경기회복 지연으로 식당들의 폐업이 확산될 것을 우려하는 한편 외상 거래에 따른 손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백두현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