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감사절, 메이플라워호, 청교도 순례자, 플리머스, 터키요리 - 이 다섯 단어들은 서로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어 어느 하나를 설명할 때마다 모두 등장하는 단어들이다. 1620년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온 청교도 등 102명은 매사추세츠의 플리머스에 닺을 내렸다. 그해 겨울을 지내는 동안 식량난과 질병으로 44명이 죽었다고 하니 1년 후 베풀어진 추수감사 예배가 얼마나 감사와 감격이 가득한 행사였는지 상상이 된다.
감사는 기독교인의 덕목이며 신앙의 필수적인 일부분이다. ‘범사에 감사하라’는 성경구절은 기독교인이 아닌 사람들도 생활신조로 삼을 만큼 의미를 지닌 금언이다. 기독교인에게 감사하는 신앙이 없다면 기독교 신앙을 가졌다고 말할 수 없다. 감사할 줄 모르고 욕심만 부리는 행동은 비 신앙적이고 추하기 짝이 없다.
남이 보기에는 너무나 불행한데도 매일 감사하며 산다는 여성에 관한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남편과 이혼하고, 아들이 미국에서 유명한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병으로 숨지고, 재혼해서 낳은 어린 딸이 자폐증에 걸리고, 그리고 마지막에는 본인이 암에 걸려 투병하고 있으면서도 “나의 삶은 하루하루가 감사로 이어지는 날의 계속”이라고 그는 말했다. 바로 미국에 살고 있는 이어령 교수의 딸 이민아씨다. 이민아씨는 그 후 목사가 되었으며 이어령 교수가 기독교신앙을 갖게 된 것도 딸과 손녀의 신앙에 영향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감사하며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인가를 시범보인 크리스천은 아씨씨의 성인 프란치스코다. 로마에서 버스를 타고 2시간 가면 아름다운 산마을 아씨씨에 도착하는데 그곳에 지어진 성 프란치스코 성당은 이 성인이 어떤 사람인가에 대해 많은 것을 보여준다. 성 프란치스코는 아씨씨의 제일가는 부호의 아들로 태어났으면서도 수도승을 택해 누더기 옷을 입고 나병환자들과 평생을 지냈다. 검소한 그는 모든 것에 감사하며 지냈으며 심지어 죽음까지도 감사하게 받아 들였다. 그는 예수와 가장 가까운 생활모습을 보인 성인으로 꼽힌다.
미국인들이 자녀들에게 제일먼저 가르치는 매너 교육이 ‘Thank You’다. 캔디를 주는데 자녀가 “Thank You”라고 말하지 않으면 자녀의 손을 놓지 않고 “감사 합니다 라고 말해야지”라고 일러 준다. 그런데 코리안과 중국인은 자녀들에게 감사해하는 교육을 잘 시키지 않는 것 같다. 내가 얼마 전 겪은 일이다.
지난 10월말 할로윈 때 밤에 동네 어린이들이 바구니를 들고 와 “Trick or Treat”을 외치며 문을 노크하길래 캔디를 들고 나가 나누어 주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미국아이들은 꼭 “Thank You”라며 감사해 하는데 코리안과 중국 계등 동양아이들은 수줍은 표정을 짓기만 하지 “Thank You” 소리를 잘 하지 않는 것이 좀 불만스러웠다. 이건 부모책임이다. 미국에서 살려면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할 덕목의 제1항을 가르쳐 주지 않은 셈이다.
신앙은 행동으로 이어져야 신앙이다. 자녀들을 열심히 교회에 데리고 나가면서 감사해하는 마음가짐을 가르치지 않는 것은 기독교인 자세가 아니다. 그리고 너무나 매너 없는 가정으로 취급받을 우려가 있다. 미국에서 살면서 예의 모르는 무식한 사람으로 취급받지 않으려면 “Thank You”와 “Please”를 입에 달고 있어야 한다.
추수감사절은 가장 미국적이며 가장 기독교적인 명절이다. 인간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은 감사하는 삶을 사는 것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마음에 새겨 보는데 추수감사절의 의미가 담겨있다.
<이철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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