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어찌 그리 아름다운 지요”
최영주의 그림에 적혀 있는 글귀이다. 그녀의 딸 소민 이는 열다섯살이 되었는데 어 렸을 적부터 엄마와 함께 그림 을 그려왔다. 현대 미술을 공부 한 엄마가 딸의 순진하고 기발 한 발상을 ‘발견’ 하고 귀히 여기며 함께 창조해 왔다.
별, 꽃, 나무, 천사를 닮은 사 람들이 마치 천국을 연상시키 는 옅은 분홍색을 배경으로 마 음껏 심상을 펼쳐 나간다. 현대 인이 잃어버린 것들…..
따뜻한 마음, 소박한 행복, 꽃 밭에 물을 주고, 별을 바라보고, 꿈의 세계에서 만나는 날아다 니는 천사들과 별들의 잔치가 아이의 특유한 필치와 엄마의 배려에 찬 필치가 만나 개성이 독특한 작품을 창조한다.
최근의 작업들은 산수화와 단색의 현대적 화면을 이어가 며 병풍과 같은 효과를 내는 입 체적 작업인데 산이 있고 물이 흐르고 달이 커다란 동양의 정 취를 물씬 풍긴다. 시간의 얼굴 이라는 제목으로 시도하는 이 그림들은 과거 현재 미래가 하 나라는 그녀의 깨달음이 산수 화와 현대화의 배치로 시도되 고 있다.
그녀는 작품을 통하여‘ 실재’ 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하고 있다고 했다. 온 우주가 흰 빛 의 꽃으로 가득한 ‘열린 시간’ 이라는 작품은 자아의 시선을 씻고 빛으로 가득한 실재를 바라보는 깨어난 시선을 그리고 있다.
그녀는 호박덩어리 크기의 둥글둥글한 하얀 덩어리들에 별을 그리고 꽃을 그리길 즐겨 하는데 그녀의 둥글둥글한 성 품을 연상시켜 웃음 짓게 한다.
최영주는 어렸을 적에 노자 를 좋아하고 늘 마음공부에 정 진 해왔다. 모든 기억을 없애버 리고 우주심과 하나 된 맑고 밝 은 마음을 얘기할 때에 환하고 무한 해지는 그녀의 얼 굴빛을 바라보며 그녀의 그림이 우 주를 훨훨 날아다 니는 꽃다이 아름 답고 무한한 그녀의 마음을 닮았다고 느끼곤 한다.
그녀는 화가이 지만 또한 깨어 난 삶을 살아가고자 일상의 삶 중에 늘 정진하는 사람이기도 한다. 그녀의 정원은 풍요롭고 집안 곳곳이 꽃과 꽃의 흔적들 로 가득 차있다. 채소밭을 열심 히 가꾸고, 건강한 삶을 살아가 고, 또 주위의 친구들에게 전해 주는 넉넉한 심성이 그녀의 그 림에 드러난다.
무한하고, 소박하고, 법이 없 고 따뜻한 그림, 순결한 정신과 순진무구한 마음은 현대미술에 한국인의 심성이 전해 줄 수 있 는, 유일한 본래의 자리이자 출 구이다.
아이의 그림과 어른의 그림 이 만나 모호해지는 일면은 앞 으로 최영주의 그림세계가 해결 해야 할 숙제로 남아있고, 벌써 열다섯살이란 소민이가 펼쳐나 갈 무궁무진한 그림의 세계를 흥미진진한 마음으로 주시할 생각이다.
꽃이 만발한 최영주의 정원 을 방문하여 시원한 대숲을 배 경으로 온갖 꽃들을 바라보며 그녀가 키운 채소들로 마련된 식탁에 앉아 있다가 소민이와 함께 그려놓은 특이한 그림들 을 들여다보는 일은 무척 즐거 운 일이다.
최영주의 작업은 LA 한인타 운의 도산홀 화랑에서 전시중 이다.
박혜숙/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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