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가을부터 이른 봄까지는 조정(Crew)경기 대회인 ‘헤드 레이스’(Head Races)가 미국 여러 곳에서 개최하게 된다.
이런 시합들을 ‘레가타’(Regatta)라고도 부르는데 ‘경쟁’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단체 조정 종목에서는 4인조나 8인조로 규정된 선수들이 선장인 콕스(Coxswain)와 함께 승선하여 출발선에서 결승점까지 콕스의 명령에 따라 일률적으로 노를 저어서 나간다.
시합 중에 경쟁자의 배를 추월해야 하거나 마지막 결승점을 앞에 두고 맹렬한 속도로 질주를 해야 할 순간이 있다.
그 때에 콕스가 부원들에게 “Power 10 in 2!” 라고 구령을 내리면 모든 승조원들은 호흡을 맞추며 일제히 2번의 빠른 스트로크(stroke) 다음에 10번의 빠른 스트로크를 연이어(consecutively) 노를 젓게 된다.
수학에서 ‘파워’(power)는 거듭제곱을 가르킨다. 즉 같은 수나 같은 문자를 몇 번 곱하는 지수 (exponent)와 동일한 뜻이다.
그러므로 조정에서의 ‘파워’란 몇 배의 힘을 증폭하여 내라는 의미가 아닐까하고 생각해 보았다. 선수들이 힘이 빠지려는 경기 후반에 선두로 나서기 위
하여 콕스가 선수들에게 원동력을 불어 넣기 위하여 지시하는 동작이기 때문이다.
지금부터 내년 봄까지는 12학년 학생들이 대학 원서를 준비하며 분주다사한 일정을 보내게 된다. 막연했던 정점이 서서히 시야에 보이기 시작한다. 이제 합심한 노력으로 마지막 스프린트(sprint)를 해야 할 시간이 된 것이다.
“Power 10 in 2!”의 구호를 외칠 수 있는 사람은 오로지 콕스이다. 콕스가 배의 전체의 균형, 속도, 리듬을 조절하며 레이스의 방향과 주행을 조종 하듯이, 대학 입학 과정과 전략을 맡는 총지휘관도 단 한 사람이어야 한다. 그 총지휘관이 학생 본인이 될 수 있고, 부모님이나 카운슬러가 될 수도 있다.
조정에서 한가지 특이한 사항은 콕스만 뱃머리를 향하여 앉고, 선수들은 결승점에 등을 돌리고 노를 앞에서 뒤로 저으면서 앞으로 전진 하는 경기라는 것이다.
물론 인체 구조가 밀기(pushing)보다는 당김(pulling)을 더 잘하게 디자인 되어져 있어서 반대 방향으로 앉을 때에 힘을 극대화 할 수 있기 때문이겠지만, 나는 이 앉는 자세가 참 지혜롭다고 생각한다.
‘사공이 둘이면 배가 산으로 간다’라는 한국 속담이 주는 교훈처럼 만약 모든 선원들이 다른 생각을 가지고 운행하게 된다면 배는 항로를 벗어날 것이다. 한 배를 탔다면 최종 목적지까지 리더를 믿고 일치된 마음과 조직적으로 힘차게 항해해야 한다.
파이팅!
* 현재 모든 아이비 리그 대학교를 비롯하여 미국의 291 대학에는 조정(Crew) 팀이 있다.
연주영(웨체스터 씨드 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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