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냐, 안철수냐. 그도 저도 아니면 누구일까. 대통령 선거가 1년 3개월 후에나 열린다. 그런데도 누가 대권을 거머쥐게 될까가 벌써부터 한국에서 최대 관심사인 모양이다.
누가 차기 대통령이 될 것인가. 러시아의 최대관심사도 마찬가지였다. 그 답이 나왔다. 블라디미르 푸틴이다.
그동안 사실 소문이 파다했었다. 사실상의 ‘넘버 1’인 푸틴이 또 다시 전면에 부상해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예상대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통합러시아’전당대회에서 현 푸틴 총리를 대권후보로 공식 추대했다.
이에 따라 내년 3월로 예정된 대선에 푸틴이 단독 출마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힌 것이다. 말하자면 메드베데프는 푸틴과 자리를 맞바꾸기로 결정한 것이다.
푸틴은 48세 때인 2000년에 크렘린의 권자에 등극해 임기 4년의 대통령직을 연임한다. 그리고 심복인 메드베데프를 후계자로 발탁해 대통령에 당선시킨 후 스스로 총리가 된다. 그리고 4년 후 대통령에 또 다시 출마하는 것이다.
메드베데프는 임기 중 헌법을 개정했다. 푸틴과의 교감 하에 6년제로 바꾸고 연임을 허용도록 한 것이다.
푸틴의 인기는 대단하다. 대통령 시절 70% 이상 지지율을 보였다. 그리고 이후 시련과 역경 속에서도 냉정함을 잃지 않는 ‘터프가이 이미지’ 심기에 성공, ‘푸틴이즘’이린 신 용어까지 유행시키고 있다.
이 푸틴과 메드베데프의 자리 바꾸기를 놓고 러시아 언론들은 러시아 민주주의의 승리라는 식의 자화자찬을 늘어놓고 있다. 그러나 멀리서 바라보이는 러시아 정치는 아무래도 싸구려 소극(笑劇)으로 비쳐진다.
말이 총리였지 실제 파워는 푸틴이 쥐고 있었다. 그 푸틴의 대통령 당선은 별 이변이 없는 한 따논 당상이다. 그래서 6년 임기를 채우고 연임에 성공한다고 보면 2024년까지 집권이 가능하다.
그러니까, 대통령으로서 20년에, 4년간의 ‘대통령보다 높은 총리 직’까지 합치면 푸틴은 무려 24년이나 집권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말이 민주정치이지 ‘푸틴 원 맨 쇼’에 지나지 않는 것이 러시아의 정치가 아닐까.
인구통계란 측면에서 볼 때 러시아는 망해가는 나라다. 인구가 격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적으로도 마찬가지다. 군사적으로도, 또 교육이란 측면에서도 러시아는 급격히 기울고 있다.
그 가운데 러시아 중산층들은 정치에 점차 염증을 보이고 있다. “우리는 모는 대로 움직이는 소 떼가 아니다”라는 불만에 찬 목소리가 높아가면서.
푸틴이 이끄는 러시아는 어떤 미래의 궤적을 그려 나갈까. 어딘가 암담해 보인다. 장기집권은 반드시 부패할 수밖에 없다고 했던가. 그래서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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