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한인 유학생 부부가 중서부 지역에서 겪은 이야기다. 돌이 안된 아기의 예방접종을 위해서 의사를 찾아갔다가 아동학대라고 애를 경찰에 뺏기게 되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아기 엉덩이에 있는 푸르딩딩한 몽고반점을 한 번도 본 적 없는 백인의사가 애를 때려서 생긴 멍이라고 생각하고 경찰을 부른 것이었다.
우리 입장에선 말도 안되는 일인데 그 백인의사 입장에서 보면 충분이 가능한 일이다. 나에게 친숙하다고 남들도 그럴 꺼라 쉽게 생각을 하지만 살다보면 그렇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가끔씩 이 유학생 부부가 당한 것처럼 나와 남의 입장의 차이나 인식의 차이를 고려해봐야만 하는 큰 일들이 벌어지곤 한다.
며칠 전 신문에서 결핵 때문에 직장을 잃고 구속을 당한 한인동포 이야기 역시 그러한 차이에서 생긴 일 인듯 하다. 결핵으로 직장을 잃고 게다가 법정 전염병환자에 대한 거주지 제한 명령을 어겨서 구속되고, 방독마스크를 쓰고 외부와 격리된 수감생활을 하는 한인 동포의 딱한 사정 때문에 영사관과 동포사회에서 나서서 도와주려고 한다는 기사였다.
남들이 보면 정말 딱하고 너무하다고 생각하겠지만, 나는 미국 정부에서 할 일을 하고 있고, 언젠가는 일어날 일이었다고 생각했다. OECD 국가 중 한국이 결핵 발생률 1위와 결핵 사망률 1위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어릴 때부터 크리스마스 씰과 불주사 등으로 너무나 친숙한 결핵을 별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외부사람들이 볼 때는 특히 선진국 사람들의 눈에는 결핵은 에이즈보다도 더 무섭고 위험한 질병인 것이다.
병원에서 결핵환자가 입원을 하거나 결핵으로 의심되는 환자가 입원을 할 경우에는 특수처리 된 일인실에 입원을 시키고, 환자가 검사를 위해서 다른 곳으로 가야할 때는 반드시 마스크를 써야 하는 것은 기본이고 누구든 그 방으로 들어갈 땐 특수 마스크를 써야한다. 병원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매년 결핵검사를 받아야 하고, 어릴 적에 결핵예방 주사를 맞아서 결핵피부검사가 양성이 나올 경우는 엑스레이검사를 받아서 활동성 결핵이 있는지 없는지를 확실하게 해야 한다.
심지어는 활동성 결핵이 아닌데 엑스레이에 오래 된 흔적이 있다란 이유로, 결핵이 많은 한국에서 왔다란 이유로, 그리고 병원에서 일할 사람이라는 이유로 9개월간 약을 먹고 매달 의사를 만나서 약을 먹고 있다고 보고를 해야 했던 친구도 있었다. 결핵으로 직장을 잃고 격리수감 되어서 불쌍하니깐 구명운동을 하고 정부가 나서서 보석 문제를 협의하는 것도 좋지만, 왜 그렇게 되었는지 앞으로 그렇게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신문에서도 정부에서도 계몽운동이라도 해야 되는 것이 아닐까 한다. 그래서 내가 알고 있는 결핵과 미국에서의 결핵에 대한 인식의 차이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 않을까 하
는 생각이 든다.
마운트 사이나이 간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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