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올림픽의 수퍼스타는 누구인가. 크로스 컨트리의 비욘 댈리? 스케이팅의 에릭 하이든? 스키의 천재로 불리운 알베르토 톰바? 이들은 모두 금메달을 3-8개를 따낸 겨울스포츠의 스타였지만 세계적으로 기억되는 수퍼스타에는 미치지 못했다.
동계올림픽의 수퍼스타로는 2명을 꼽을 수 있는데 모두 피겨 스케이팅 출신의 여성이다. 한명은 노르웨이의 전설인 소냐 헤니이고 다른 한명은 동독선수 출신인 글래머 카타리나 비트다. 소냐 헤니는 1928년 15세에 올림픽 금메달을 따낸 올림픽 최연소 메달리스트이며 1932, 1936년 연속으로 금메달리스트 자리를 유지했고 세계 피겨 스케이팅 챔피언을 10번이나 차지한 스타중의 스타였다. 헤니는 그 후 헐리웃 스타로 데뷔해 타이론 파워와 염문을 뿌렸으며 클라크 게이블 다음으로 출연료를 많이 받는 여배우로 군림했다.
카타리나 비트는 84년 사라예보와 88년 캘거리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세계챔피언을 4번이나 차지한 공산권의 동독선수였다. 그런데 그녀가 정말 유명해 진것은 플레이보이지 커버에 나체로 등장한 사실이다. 플레이보이지는 마릴린 몬로 표지 이후 최대부수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한다. 비트는 지금 독일에서 TV해설가로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런 그녀가 이번에 동계올림픽 뮌헨유치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동분서주하며 휘젓는 바람에 처음에는 한국 평창 팀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그러나 수퍼스타라 해도 젊음 앞에서는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청초한 김연아와 비교할 때 그녀는 시들은 백합을 연상케 했다. 평창유치위원회(위원장 조양호)가 막판에 김연아와 나승연 등 젊은 여성을 앞세워 뮌헨의 비트 위원장을 빛바래게 한 것은 성공적인 전략이었던 것 같다.
올림픽 차터 1조6항은 동계올림픽을 ‘눈과 얼음 위에서 행할 수 있는 스포츠의 제전’으로 정의하고 있다. 따라서 눈이 없는 아프리카와 중동은 동계올림픽과는 거리가 멀다. 동계올림픽은 유럽과 북미 국가들의 잔치며 특히 노르웨이와 독일이 판을 치는 스포츠다. 이 나라들은 모두 국민소득이 3만 달러 이상이다. 눈이 내리고 얼음이 있는 나라라 할지라도 돈 없으면 유치경쟁에 덤벼들지 못한다. 이번에 한국이 제23회 동계올림픽 유치를 따냈다는 것은 국가 이미지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었음을 의미한다.
동계올림픽을 유치했다 하더라도 과잉투자하면 빚더미에 앉게 된다. 일본의 나가노(1998)와 이탈리아의 투리노(2006)가 좋은 예다. 나가노는 125억 달러를 들여 행사를 치렀다. 반면 투리노는 8년 후인데도 36억 달러만 쓰는 아담한 스타일로 올림픽을 마무리했다. 나가노는 아직도 그때의 빚 때문에 허덕허덕하고 있다.
나가노와 투리노는 소요예산이 왜 이렇게 차이가 날까. 나가노는 유치 프레젠테이션에서 약속한 도쿄-나가노 초특급 열차노선을 신설하는데 돈을 부어 넣었기 때문이다. 올림픽이 끝난 후 2년 동안은 나가노 지방의 관광 붐이 그럭저럭 괜찮았는데 그 후부터는 내리막길을 걸어 지금은 불경기 도시의 표본으로 등장했다. 숙박비가 전보다 너무나 뛰며 고급스러워져 관광객에게 부담을 주는 도시로 변했기 때문이다.
인천공항과 평창을 잇는 급행철도 노선을 건설한다? 꼭 인천공항에서부터 출발해야하나? 이 사업에 소요될 수십조원의 어마어마한 건설비를 생각하면 고개가 갸우뚱 해진다. 올림픽유치에 너무 흥분할 일이 아니라 지금은 차분히 좀 생각해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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