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타 클라라 시의회 30년간 백인들뿐
▶ 선거구제로 바꾸면 개선될 듯
산타클라라 시의회는 30년 넘도록 모두 백인 시의원으로 구성되어 왔다.
2010년 센서스(인구조사) 결과 산타클라라 인구는 아시아계 37%, 백인 36%, 라틴계 19%인데도 불구하고 그 동안 백인이 아닌 의원이 한명도 없었던 사실에 대해 베이지역 민권변호사 로버트 루빈씨는 6월초 제이미 메튜즈 시장과 시티 어터니(시 변호사) 앞으로 보낸 편지에서 “시의원 모두 백인인 것이 민권소송감”이라고 으름장을 내놨다고 CBS채널5 등 주류언론이 보도했다.
루빈 변호사의 ‘소송감 주장’에 대해 선거제도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소수민족 유권자의 투표를 조직적으로 억제해 왔다는 증거가 나오지 않은 이상 승소가 어렵다”면서도 “뭔가가 이상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들 전문가들은 “산타클라라 시는 선거구가 없고 선거 때마다 시 인구 전체를 대표하는 시의원 후보 수십 명 중에서 유권자들이 7명을 찍고 개표결과 득표율이 가장 높은 7명이 당선되기 때문”에 이 같은 문제가 생긴다고 말한다.
그 처방은 ‘제도를 바꿔라’다. 선거구가 없는 현 제도로는 투표율이 높은 동네나 인구분포가 균일한 인종적 집단이 시의회를 석권할 수 있다. 대신 후보가 시 전체가 아니라 자신이 거주하는 선거구에 출마하는 제도에서는 투표율이 비교적 저조한 소수민족 유권자의 목소리가 그나마 반영될 수 있다.
실제로 ‘선거구가 없는 시의회’를 가지고 있던 산호세시는 1980년 초반 이같은 문제를 수정하기 위해 ‘선거구 대표로 구성된 시의회’로 제도를 바로 바꾸고 나서 베트남계와 히스패닉계 의원들이 선출되었다. 또 프레즈노 카운티 리들리시도 시의회가 거의 예외없이 백인과 일본계였다가 제도를 바꾼 후 히스패닉계 의원 여러 명을 계속 뽑고 있다. 메리 패스트 시장은 “시의원들이 모두 같은 동네에서 산다는 사실이 도적덕으로 문제라는 생각에 1990년대에 제도를 개선했다”고 했다.
한편 산마테오 카운티 의회(슈퍼바이저)도 이 같은 ‘제도의 의한 인종차별 시비’에 직면하고 있다. 가주 58개 카운티 중 57개 카운티는 카운티내 선거구별로 슈퍼바이저를 선출하지만 유독 산마테오 카운티가 슈퍼바이저를 선거구별로 뽑지 않는다. 이에 대해 히스패닉계 주민 9명이 제도를 바꾸라는 내용의 행정소송을 제기했다고 베이시티젠이 5월 14일 보도했다. 다른 57개 카운티는 인구의 인종적 다양성을 보다 잘 반영하기 위해 지난 30년 동안 하나 둘씩 제도를 바꿨는데 산마테오 카운티만 구식 제도를 고집하는 것이 차별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선거구별로 뽑지 않으면 백인일색’이라는 등식이 적용되지 않는 곳도 있다. 쿠퍼티노시의회는 선거구가 없지만 시의회는 의원 5명 중 3명이 아시아계이다.
<서반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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