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크리스탈 전 아프가니스탄 미군사령관은 2009년 12월 미군 3만명 증파를 요청하는 의회증언에서 빈 라덴을 제거해야 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빈 라덴은 알카에다의 상징이다. 그가 살아있는 한 알카에다 조직은 햄버거 체인 스토어처럼 전 세계로 퍼져 나갈 것이다. 그를 죽이든지 체포하지 않으면 미국의 알카에다와의 전쟁은 실패로 끝날 것이다”
오늘 아침 AP통신을 보니까 미특공대 SEAL6 팀이 기습작전에서 빈 라덴을 놓칠 수 있는 확률도 높았다고 한다. 왜냐하면 빈 라덴 체포 작전이 너무나 많은 요인들에게 브리핑되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언론에 조금이라도 누설되면 그를 추적해온 10년 고생이 물거품이 될 뻔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애당초의 작전은 공중에서 로프를 타고 내려와 감쪽같이 집으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그런데 헬기에 이상이 생기는 바람에 밖에서 문을 폭약으로 부수고 들어가는 무리수를 두게 되어 빈 라덴이 탈출할 시간이 있었던 모양이다. SEAL특공대는 이 경우에 대비해 잘 훈련된 경찰견을 헬기에 태우고 있었다고 한다.
‘빈 라덴 죽이기’는 클린턴이 대통령으로 있을 때부터 시작 되었다. 수백명의 사상자를 낸 탄자니아와 케냐의 미국대사관 폭발이 빈 라덴의 지휘로 이루어진 것이 밝혀지자 클린턴대통령은 CIA에 무슨 수단을 써서라도 그를 미국법정에 세우든지 아니면 사살하라는 작전 명령서에 서명했었다. 이어 1988년 8월 아프가니스탄에 있는 알카에다 훈련소에 빈 라덴이 숨어있다는 정보를 입수, 66발의 크루즈미사일을 발사해 잿더미로 만들었으나 빈 라덴이 3시간 전에 빠져 나간 후였다. 이어 1999년에는 60명의 파키스탄 인으로 구성된 특공대를 만들어 빈 라덴을 죽이기로 했으나 파키스탄에 쿠데타가 일어나 이 계획이 무산 되었다.
빈 라덴이 미국에 대한 테러전쟁을 벌인 표면적인 동기는 걸프전쟁을 핑계로 중동에 진출한 미군을 철수시킨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진짜 이유는 이스라엘을 멸망시키려면 후원자인 미국을 약화시켜야 하고 그렇게 되려면 미국경제를 파탄에 빠트려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빈 라덴은 왜 미국경제의 붕괴가 가능하다고 생각 했을까. 소련이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전력소비로 결국 몇 년 후 경제파탄을 겪는 것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미국도 전 세계의 알카에다와 오랜 기간 싸우다보면 예산낭비로 경제가 파탄이 날것이라는 생각을 할만도 하다.
빈 라덴과 알카에다 때문에 미국이 소비한 지난 10년 동안의 예산은 무려 3조 달러에 이른다. 웬만한 나라에서는 경제가 파탄이 나고도 남을 출혈재정이다. 그러나 미국은 출혈을 하면서도 이를 버티어 냈다. 이라크와 아프간 전쟁을 치르고 전국을 비상체제화 하느라 엄청난 돈을 썼지만 경제 붕괴는 피해 갔다.
만약 이번 작전을 파키스탄과 공동으로 하다가 정보가 새 빈 라덴이 도피할 수 있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미정보당국자들은 또 10년을 기다려야 했을지도 모른다고 말하고 있다. 빈 라덴은 9.11과 같은 테러가 한번만 더 실행되면 미국경제가 무너질 것이라는 이야기를 알카에다 조직원들에게 여러 번 강조해 왔다. 그러나 그는 러시아의 국력과 미국의 국력차이가 엄청나다는 것을 미처 모르고 있었던 것 같다. 빈 라덴의 치명적인 오판은 미국의 저력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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