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ronimo, E KIA!”
SEAL 특공대가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내온 첫 임무완수 암호 보고였다. 번역하면 “제로니모 작전, 적 빈 라덴 사살했음”이다. Geronimo는 이번 작전이름이고 E는 적이라는 뜻이며 KIA는 ‘killed in action’의 약자라고 CIA 당국자가 밝히고 있다. 백악관은 상황실에서 리얼타임으로 작전현장을 지켜보는 미 정부 최고위관계자들의 사진까지 공개했다. 작전을 지켜보는 오바마대통령의 얼굴표정에는 초조함이 그대로 나타나 있고 클린턴 국무장관은 긴장한 나머지 손을 입에 갖다 대고 있다.
백악관은 이 사진을 왜 공개 했을까. 빈 라덴의 죽음이 조작 되었다는 루머가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CIA의 테러담당 최고위 책임자로 백악관에 파견 나와 있는 존 브레넌은 빈 라덴의 시신을 항공모함으로 옮겨 DNA검사를 한 후 빈 라덴이 틀림없다는 보고를 받았을 때 오바마는 “We got him!”이라고 외치며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고 전했다. CIA는 뜬소문을 잠재우기 위해 사살된 빈 라덴의 사진을 곧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빈 라덴의 은신처를 보며 떠오르는 의문은 “빈 라덴이 저렇게 큰 저택에서 며칠이면 몰라도 몇 년 동안이나 살고 있는 것을 어떻게 파키스탄 당국이 모를 수가 있단 말인가”하는 점이다. 파키스탄 군정보당국이 알카에다와 모종의 협상을 하고 묵인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파키스탄을 의심하는 미국은 이번 제로니모작전을 사전에 파키스탄에 통보하지 않고 단독으로 강행했다. 작전이 끝날 때 쯤 해서 파키스탄 전투기2대가 현장에 나타났었는데 이때 미 특공대 헬기를 강제연행하려 들었다면 또 하나의 큰 일이 벌어질 뻔했다.
파키스탄의 무샤라프 전 대통령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파키스탄이 빈 라덴을 숨겨주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도 이번 작전에서 미국은 파키스탄과 의논했어야 했으며 빈 라덴을 잡은 특공대는 미군이 아니라 파키스탄 특공대였어야 했다고 유감을 표시했다. 또한 자르다리 파키스탄 현 대통령은 2일 워싱턴포스트에 이례적으로 기고하여 자신의 아내이며 정치가인 베나지르 부토가 알카에다에게 피살되었음을 상기 시켰다.
오바마는 지난해 8월부터 제로니모 작전을 진두지휘해 왔으며 CIA가 처음엔 스텔스기의 폭격을 건의해 왔으나 2000톤이나 되는 폭탄을 떨어트릴 경우 빈 라덴의 시신조차 찾을 수 없어 갖가지 소문을 낳게 된다며 특공대 투입을 주장했다고 한다. 오바마는 상원의원시절 아프가니스탄의 미군주둔을 반대하면서 “빈 라덴만 추적하는 특공대를 조직할 일이지 왜 그렇게 많은 병력을 주둔시키는가”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이번에 그의 말을 실현한 셈이다.
모든 사람들이 오사마는 동굴 속이나 파키스탄-아프간 국경지대 험한 산속에 숨어 있을 것으로 상상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파키스탄의 휴양지 중심가 저택에서 가족들과 함께 숨어 있었다. 허허실실의 손자병법을 쓴 셈이다. 제로니모 작전은 오바마와 오사마의 대결이었으며 이 대결에서 오바마가 승리를 거둬 오바마가 누구인가를 보여 주었다.
빈 라덴 사살이 공화당 대통령이 아니라 민주당 대통령에 의해 집행 되었다는 것은 커다란 정치적 의미를 갖는다. 왜냐하면 공화당 극우파는 지금까지 빈 라덴 사살을 자신들의 전용물인양 떠들어 왔기 때문이다. 빈 라덴은 죽었지만 알카에다는 죽은 것이 아니다. 미국의 다음 목표는 알카에다의 2인자며 이론가인 아이만 알자와히리다. 알자와히리까지 소탕 되어야 알카에다 조직이 허물어지기 시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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