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원전사고에서 설마 했던 일이 현실로 나타났다. 일본정부는 어제 후쿠시마 원전에서 플루토늄이 검출되었다고 공식발표 했다. 플루토늄이 검출되었다는 것은 원자로의 핵 연료봉이 녹아내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지금까지 검출된 요오드나 세슘 같은 방사능 물질과는 성격이 다른 공포의 물질이며 일본의 원자력안전위원회 와타나베 위원장조차 “솔직히 말해 매우 놀랍고 대단히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할 정도다.
그동안 일본당국은 헬기와 소방차까지 동원해 6천 톤이나 되는 엄청난 양의 물을 원전 2호기에 부었는데 플루토늄이 섞인 이 물이 지하 배관터널까지 가득 채워진 후 넘쳐나 바다로 유입될 상황에 이르렀다는 이야기다. 원자로를 식히기 위해 뿌린 물이 더 큰 재앙을 불러왔다. 그렇다고 원자로를 식히는 작업을 중단 할 수도 없어 진퇴양난에 처해 있다.
원자로산업에서 선두를 달린다던 일본의 실력이 이 정도인가 싶어 어이가 없다. 숨기는 것이 많아 일본정부의 발표를 믿을 수가 없다. 며칠 전 발생한 현장 노동자 2명 감염 때도 웅덩이에 플루토늄이 흘러들어 왔다는 것을 알면서도 도쿄전력이 숨겨온 것으로 밝혀졌다.
국제원자력기구의 산하기관인 오스트리아 기상지구역학 중앙연구소(ZAMG)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대기 중에 방출된 방사성 물질의 양이 ‘체르노빌’사고 수준을 이미 넘어섰다고 밝히고 있다. 게다가 오늘 독일 기상청이 발표한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확산 범위 예상도표를 보면 태평양쪽 일본 앞바다가 온통 오염될 것으로 그려져 있고 바람의 방향도 바뀌어 도쿄 등 수도권도 방사능 영향권에 들어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일본 앞바다가 오염되면 한국어장도 국제시장에서 의심받게 된다. 벌써 네델란드에서는 자국이 수입하는 한국산 채소에 방사능 검사를 요청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이제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다. 방사능 물질이 세계 각지로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체에는 해롭지 않을 정도라는 발표만 되풀이 하고 있지만 심리적인 동요가 문제다. 방사능 운운하면 상품을 누가 사가겠는가. 만약 방사능이 캘리포니아로 계속 날아온다면? 인체에 해롭지 않다 해도 캘리포니아 농산물이 검사를 받게 되기 마련이다. 캘리포니아 농산물 시장이 흔들리면 미국경제가 흔들리게 된다.
1986년에 일어난 체르노빌 원전사고는 단전이 되었을 때 냉각기가 제대로 작동하는가를 테스트 하다가 발생한 인재였다. 미숙한 기술자가 상황을 잘못 파악해 핵원료봉이 녹아 내렸다. 게다가 당시 소련 정부가 주민들에게도 이를 숨기고 극비에 부치는 바람에 피해가 엄청나게 커졌다. 결국 방사성 물질이 스웨덴으로 퍼지는 바람에 스칸디나비아국들이 들고 일어나 뒤늦게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발전소 해체작업에 동원된 노동자 5700명과 주민 2500명이 6년간 사망했고 43만명이 암과 기형아 출산에 시달린 사고다. 반면 미국에서 일어난 ‘스리마일 아일랜드’ 원전사고는 솔직한 발표로 인명피해가 거의 없었다.
이번 센다이 지진과 쓰나미, 그리고 후쿠시마 원전사고에서 놀랄만한 침착성을 보여준 일본인들에 대해 놀랐지만 일본정부의 재해 수습하는 자세가 너무 무능해 보이고 배타적이며 비밀이 많은데 대해 세계가 또 놀라고 있다.
일본인들에게는 배울 것이 있는데 이들로 구성된 일본정부에 대해서는 배울 것
이 별로 없다. “헤치면 모범적이고 뭉치면 비모범적인 일본”은 자존심 콤플렉스에 빠져 있는 것 같다. 일본은 두 개의 얼굴을 갖고 있는 나라다. 일본인과 일본은 너무나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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