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상원외교분과위 증언에서 “알자지라를 시청하고 있노라면 진짜 뉴스를 접한다는 느낌을 갖는다. 알자지라는 시청자의 마음과 행동을 바꿀 수 있는 위치에 서있으며 미국 매스컴보다 (중동에 관한한) 훨씬 정보수집과 판단 능력이 뛰어나다”고 말해 방송계에 큰 파문을 불러 일으켰다.
지금까지 반미적인 인공위성 방송으로 알려져 온 알자지라를 미 국무장관이 높이 평가 했다는 것은 파격적이다. 힐러리뿐만이 아니다. 뉴욕타임스는 “북아프리카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든 반정부 시위는 알자지라와 연결되어 있다”고 지적 했으며 최근에 일어난 민중혁명의 사실상 리더가 알자지라임을 시사했다.
알자지라는 왜 인기가 있을까. 북한사회를 통제 없이 사실대로 알리는 텔레비전이 있다고 가정하면 이해가 된다. 더구나 이 방송이 중국까지 이같은 자세로 보도한다면 그 신선한 충격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것이며 흥미진진해 시청률 1위를 차지할 것이다.
알자지라가 바로 그렇다. 지금까지 중동에 관한 뉴스는 서방세계의 시각에서만 바라본 것이 일반적이었으며 아랍인이 바라보는 아랍세계와는 너무나 거리가 멀었다. 게다가 아랍국들은 매스컴을 완전히 정부가 통제하기 때문에 아랍 내부에서조차 국민들이 뉴스다운 뉴스를 접할 수가 없었다.
이같은 현실에서 알자지라가 등장해 정치에서부터 남녀문제에 이르기까지 사실보도를 쏟아놓아 저녁이면 알자지라를 시청하는 것이 아랍인들에게는 스트레스를 푸는 시간으로 풍토가 변하게 된 것이다.
알자지라는 9.11참사 때 빈 라덴의 메시지를 독점 방송해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당시 미국의 모든 TV가 알자지라의 빈 라덴 뉴스를 여과 없이 그대로 보도하는 수모를 겪었다.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때는 유일하게 아프칸 내부에서 뉴스를 취재해 외부로 방송했기 때문에 이때도 각국 매스컴이 알자지라를 베끼는 수밖에 없었다. 미국은 알자지라가 마치 알카에다를 대변하는 것처럼 이미지를 부각 시켰으나 이는 CNN이 후세인과 인터뷰한 것과 비슷한 성격의 보도였을 뿐이다.
알자지라는 아랍 국가들만 감싸는 보도를 한 것이 아니다. 아랍국들의 부정부패를 파헤치는 정화운동을 벌였기 때문에 알제리에서는 알제리 문제가 토의되는 시간에 이를 못 보게 하기위해 정전을 감행한 적도 있었으며 사우디는 알자지라에서 근무하는 사우디인들에게 사표를 제출하지 않으면 국적을 박탈하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알자지라는 북아프리카의 조그만 나라 카타르가 운영하는 위성방송이지만 카타르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하고 있으며 중동의 CNN으로 불린다. 튀니지 데모도 알자지라가 제일 먼저 보도했고 이집트 사태에서도 리더역할을 했다.
미국은 알자지라를 긍정적인 눈으로 보아야 할 때가 되었다. 그 얼음을 깬 것이 힐러리 클린턴국무장관이다. 중동문제는 너무나 중요하다. 진실을 들여다 볼 수 있어야 한다. 미국의 중동을 보는 시각은 실수투성이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유럽처럼 알자지라 방송을 미국민들도 시청(워싱턴 D.C.와 버몬트, 오하이오 주는 이미 실시)할 수 있어야 한다.
알자지라는 지금 민주주의와 표현의 자유, 여성의 권리를 위해 분투하고 있으며 시민혁명의 선봉에 서있다. 총보다 펜이 더 강하다는 말은 이라크의 미군과 알자지라를 두고 하는 비유일 것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