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은 기침이나 하품, 재채기와 마찬가지로 일상에 늘 함께하는 까닭에 그 의미와 중요성을 잊고 지내기 쉽다.
엄마의 얼굴을 보고 함박웃음을 터뜨리는 갓난아기에서부터 친구들의 웃음을 따라 웃는 여고생, 삼겹살집에서 박장대소하는 직장인들까지 웃음은 어디에나 있다.
하지만, ‘웃음이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간단히 답하기는 쉽지 않다. 진화생물학, 심리학, 뇌과학, 사회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그 답을 찾기 위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개그맨 이윤석(39)이 이처럼 다양한 과학의 영역에서 연구 중인 ‘웃음’을 소개하는 대중과학서 ‘웃음의 과학’(사이언스 북스 펴냄)을 최근 펴냈다.
20년 가까이 개그맨으로 활동하는 중에도 박사(신문방송학) 학위를 받고 대학 강단에도 서며 대표적인 학구파 개그맨으로 꼽히는 저자는 풍부한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웃음에 관한 학문적 연구를 알기 쉽게 소개했다.
책은 진화, 발달, 뇌, 심리, 사회, 건강이라는 6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웃음의 탄생에서부터 시대에 따라 달라진 웃음의 역할, 웃음이 우리 몸속에서 작동하는 메커니즘에 이르기까지 웃음의 본질에 대해 탐구한다.
저자는 웃음의 기원이 불안이 사라진 뒤에 생긴 안심에서 왔음에 주목한다. 최초의 웃음은 인류가 적이나 포식자 등과 맞닥뜨렸을 때 생긴 두려움이 알고 보니 사소한 것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누그러지는 순간에 태어났다는 것이다.
웃음이 나올 때 뇌의 각 부위들의 작용에 대한 연구 결과를 소개하는 대목도 흥미롭다.
대뇌가 웃음을 유발시키라고 명령을 하면 뇌관이 웃음과 관련된 육체적 움직임을 조절한다. 좌뇌는 상식적인 이야기로 시작되는 농담의 앞부분에서, 우뇌는 농담의 반전이 일어나는 부분에서 창의적으로 작용해 유머를 발현시킨다.
웃음이 개인과 사회의 건강에 이바지하는 부분이 크다는 점도 과학적으로 설명된다.
웃음은 NK세포, 엔도르핀, 글로불린A, 인터루킨6, 엔케팔린 등 각종 면역물질과 호르몬을 생성시키고 활성화시켜 건강과 장수에 도움이 된다. 아울러, 웃음은 남의 행동을 따라하는 거울 뉴런(mirror neuron)의 작용으로 다른 사람에게 전염되는 속성을 가졌다.
저자는 "냉혹한 웃음의 현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에서 보다 근본적으로 웃음의 참모습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웃음의 매력에 동참했으면 한다"고 적었다.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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