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로라도 광산촌을 취재 갔을 때 마을 공동묘지에서 1800년대에 사망한 어느 미국 여성의 묘비에 이런 글이 적혀 있는 것을 본적이 있다. “14명의 자녀를 낳은 거룩하신 어머니 여기에 잠들다.”
옛날에는 미국 여성들도 결혼했다 하면 보통 아이들을 5~6명은 낳았다. 종교적인 이유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의학이 발달하지 않아 6명을 출산하면 두세 명은 세 살을 넘기지 못하고 전염병에 걸려 죽었기 때문이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여성들이 아이를 많이 낳았지만 생후 한 살을 넘기는 것이 큰 고비였다. 첫 돌을 축하하며 잔치를 크게 벌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일종의 서바이벌 축하다. 의학이 너무 발달한 요즘 아기 첫돌잔치를 호텔 등에서 하는 것은 의미가 별로 없다.
믿거나 말거나 내가 기자생활을 시작하던 1960년대만 해도 한국인 평균수명은 51세였다. 그런데 2009년에는 80.5세로 늘어났다(통계청 발표). 기대수명은 남자가 77세, 여자가 83.8세로 나타나 있다. 옛날에는 50세 넘어 살면 덤으로 사는 축복받은 인생으로 간주했다. 1945년의 한국인 평균수명이 45세였으니까. 그러니 환갑잔치를 크게 벌일 수밖에.
요즘은 이야기가 다르다. 건강에 신경 쓰면 90세까지는 살 수 있는 것으로 말하고 있어 노인의 경제적인 자립이 시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옛날에는 50세 넘으면 몇 년 자식 신세지다가 죽으면 됐지만 지금은 65세에 은퇴하면 25년을 자식에게 기대 살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된다. 노인들에게는 부끄럽고 자존심 상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은퇴하고 난 후 부모들이 어떻게 하면 자식 눈치 안보고 살 수 있는가가 부모들의 관심사인 것은 당연한 일이다.
지난주 마이애미의 어느 미국신문에 107세 된 노인이 은퇴한 후 자식에게 신세 안지고 넉넉하게 지낼 수 있는 비결을 소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맥크라켄이라는 이 노인은 1969년에 은퇴하여 지금까지 건강하게 살고 있는데 그가 주장하는 ‘노인의 돈 버는 비결’은 간단하다. 나가서 장사할 필요도 없고 누구 밑에서 일할 필요도 없고 취미도 살리면서 돈을 벌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자신이 지금 살고 있는 집을 고쳐서 파는 방법이다. 그렇게 하려면 취미로 목수 일을 배울 것을 적극 권하고 있다. 그는 은퇴한 후 35번이나 이사하며 자신이 살고 있는 집을 수리해 팔았다.
명심해야 할 점은 ‘좋은 동네에 낡은 집’을 사야 하고 ‘이익을 많이 남길 생각을 하면 안 되며’ 이사를 자주 하기 위해서는 ‘살림을 최대한 간소화’ 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는 은퇴한 후 42년 동안 이렇게 집을 고쳐 팔아 수백만달러를 모았으며 주식에는 절대로 투자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주식투자는 잘 나가다가 어느 날 하루아침에 다 날린다는 것이다.
맥크라켄 노인은 부동산 경기가 바닥을 헤매고 있는 지금이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집을 살 수 있는 최적기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현찰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나 권하고 싶은 경우고 제일 안전한 투자는 ‘자신이 살고 있는’ 집을 수리하여 파는 방법이라고 말하고 있다. 초조해 하지 않고 느긋하게 기다리면 후일 반드시 부자가 된다는 것을 자신이 보장한다고 했다.
자식들의 눈치 안 보고 경제적으로 자립하려면? 은퇴한 후 목수 일을 배워 헌집을 고쳐서 파는 일을 시작한다? 맥크라켄 노인의 주장은 일리가 있는 장수시대의 생존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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