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의 그니베세프라는 마을에 어느 젊은 유대인 청년이 있었다. 그의 부모들은 그를 랍비로 만들려고 애를 썼다. 이 청년은 그것이 싫어 1906년 맨주먹으로 미국에 이민와 뉴욕의 봉제공장에 노동자로 취직했다. 그는 월급 받는 봉제 기술자의 한계를 느껴 자신의 사탕가게를 차려 독립했다.
40세가 되자 구멍가게도 지겨워져 팔아버리고 다른 사업을 찾았으나 마땅한 것이 없어 몇 년 후 자신이 판 가게를 웃돈을 얹어 다시 사들였다. 그는 이 사탕가게를 종업원 없이 부인과 둘이서 몸으로 때우며 경영하다 76세에 이르러 가게를 정리하고 은퇴했다. 은퇴 후 먹고는 살 수 있었으나 무취미인 그는 할일이 없었다. 할 수 없이 동네 노인회에 나가 매일 장기를 두며 소일했다. 그런데 어느 날 장기 파트너가 나오지 않아 옆방의 노인 미술실을 어슬렁거리며 구경하다 자신도 고상한 취미를 하나 정도는 가져야겠다는 생각에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76세에 그림을 시작한 이 유대인 노인 - 그가 바로 미국의 샤갈로 불리는 미술계의 꽃 해리 리버만이다. 그는 103세까지 장수를 누리다 1983년 세상을 떠났다. 리버만은 102세 되던 해에 자신의 인생에서 그림을 시작한 새 출발이 무엇을 의미하는가를 비디오로 기록을 남겼는데 이는 미국노인들에게 커다란 감명을 주었다. 그의 그림은 뉴욕과 워싱턴 민속박물관, 시애틀 시립박물관 등에 전시되어 있다.
새해의 의미는 무엇을 새로 시작할 수 있다는데 있다. 새로운 출발은 새로운 삶의 시작을 뜻한다. 삶은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때에만 발전한다. 해리 리버만은 76세에 은퇴 했으나 새로 출발하는 용기를 내어 자신이 이민생활에서 꽃피우지 못한 꿈을 이룬 이민1세의 모델이다. 구멍가게를 정리하고 은퇴한 후부터 그의 의미 있는 인생이 시작된 것이다.
어제 신문에 인간 100세 수명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미국에서 65세에 은퇴하는 것을 가정한다면 35년을 허송세월하며 지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른다. 이런 식으로 오래 사는 것이 과연 복 받은 삶일까. 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삶을 사느냐가 중요하다. 삶에 의미가 담겨져 있어야 한다.
새로운 출발을 하려면 새로운 행동이 전제 되어야 한다. 그런데 행동은 생각에서 나온다. 따라서 새로운 출발을 하려면 생각이 달라져야 한다. 남들이 생각하는 대로 따라가면 새 출발이 어려워진다. 자신을 깊이 들여다보고 자신 안에 숨겨져 있는 신대륙을 발견할 때 제2의 인생이 시작되는 것이다.
공수래공수거? 그건 인간의 삶을 육체적인 시각에서만 본 것이다.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빈손으로 왔다가 무엇을 남기고 가는 삶이 동물의 생과 다른 점이다. 더구나 인간은 해리 리버만처럼 정신적으로 여러 번 다시 태어날 수 있다.
50세나 60세가 된 사람들은 자신들이 나이가 많아 무엇을 새로 시작하기에는 너무 늦었다고 말한다. 정말 그럴까. 100세 시대가 열리고 있는 현실에서는 오히려 너무나 비현실적이다. 무엇이나 아무리 늦게 시작해도 시작하지 않는 것 보다는 나은 법이다.
새로 태어나는 것이 반드시 그림 그리기일 필요는 없다. 따뜻한 마음씨로 남을 위해 쌓아올리는 덕행도 시간과 공간을 넘어 나를 새로 보이게 하는 무형의 재탄생이다. 새해에는 새로 태어나자. 그렇게 되려면 먼저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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