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매니페스토, 고급 호텔 프로젝트에 비난 쏟아져
러시아 지식계급 출신인 영화감독 니키타 미할코프(65)가 최근 정치와 부동산 분야로 손을 뻗치면서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고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이 29일 전했다.
정부에 전달된 그의 매니페스토가 세간의 조롱거리로 전락하고, 그가 추진하는 고급 호텔 건축 계획에 대해서도 이웃 주민들이 발끈하고 나선 것.
정치적인 견해 표명을 서슴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미할코프는 지난 10월 러시아에 대한 자신의 ‘개화된 보수적’ 비전을 요약한 63쪽짜리 매니페스토를 정부에 전달했다.
그는 러시아의 국가 정체성을 위해 대중매체와 인터넷을 통해 권력의 분위기와 권력의 지배를 창출하고, 진정한 신화와 이미지, 사회 속 개인의 행동에 대한 모델 등을 생산하고 확산시킬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인테르팍스 통신은 집권당 내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 불필요하고 논리에도 맞지 않는 매니페스토라고 일축했다.
반체제 성향의 작가 드미트리 비코프는 미할코프가 러시아 정치권력 중심부의 공허하고 모순된 수사를 구체화했다고 비판했으며, 블로거들은 제정시대 및 구소련 시대의 권위주의적 아이디어로 뒤범벅된 이기적이고 위험한 생각이라고 깎아내렸다.
미할코프가 모스크바에 위치한 자신의 영화 제작사 부지에 고급 호텔 건축 허가를 받은 것에 대해서도 이웃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대부분 엘리트 계층인 이들은 이달 호텔 건축 부지 반대편의 20세기 초기 건물이 화제로 소실된 것도 호텔 프로젝트를 추진하려는 미할코프 측이 저지른 방화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당국이 최근 이를 전기 화재로 결론지으면서 미할코프는 법적 책임은 면하게 됐다.
최근 이 지역 주민들은 정부 부패에 반대하는 활동가들과 함께 거리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미할코프가 푸틴 총리 및 정부와의 연줄을 이용해 이득을 취하고 있다며 미할코프는 러시아의 광범위한 병폐의 상징이라고 주장했다.
인근에 사는 주민 데니스 보로비예프는 "미할코프라는 성(姓)은 비도덕적이고 불법적인 것을 상징하는 말이 됐다"고 말했다.
영화감독이자 배우인 미할코프는 1994년 스탈린 시대 러시아 엘리트에 관한 영화 ‘위선의 태양’으로 오스카상을 수상했다. 1990년대 말 보리스 옐친이 물러날 당시에는 일부 과두정치 지지자들에 의해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제정 시대 귀족 집안 후손인 미할코프의 아버지 세르게이는 옛 소련과 러시아 국가를 모두 작사했다.
(서울=연합뉴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