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캐나다에서 1,100만 달러 로토에 당첨된 노부부가 자신들의 생활비로 22만달러를 떼어 놓은 후 나머지 로토 전액을 사회에 기부하여 화제를 불러일으킨 적이 있다. 이들은 왜 로토 상금을 사회에 기부 했을까.

당첨자인 바이올렛 라지 할머니(78세)의 고백에 의하면 “돈 때문에 너무 골치 아픈 일들이 생기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사방에서 공갈협박조의 기부금 강요가 밀어닥치고 친척들과 친구들도 바라는 것이 너무 많아 돈을 관리하는 것이 큰 문제로 등장 했으며 자신들이 로토에 당첨된 것이 행복이 아니라 불행하게 느껴져 사회에 기부하기로 결정 했다고 한다.

“돈 벌면 형제 잃고 권력 잡으면 친구 잃는다”는 서양 속담이 있다. 돈 꿔달라는 친척들과 한자리 봐달라는 친구들의 부탁이 밀려들기 마련인데 이때 좀 섭섭한 태도를 보이면 형제와 친구들이 하루아침에 원수로 변하는 것이다.

기부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바이올렛 할머니는 용기 있는 할머니다. 그 용기는 신앙에 근거하고 있음을 기부금 수혜자 명단에서 엿볼 수 있다. 신앙인의 특징은 상식을 뛰어넘는 용기를 가지는데 있다.

크리스마스는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 성탄절이다. 크리스마스를 축하하려면 예수의 정신이 무엇인가를 알아야 한다. 예수의 정신은 한마디로 표현하면 사랑이다. 이 사랑은 특히 사회에서 소외된 계층의 불우한 사람들을 생각하는 사랑이다.

영화에서도 보면 예수는 항상 구질구질한 가난한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소외되고 불우한 사람들을 사랑하는 것 -그것이 예수 정신이다. 김수한 추기경이 이런 신앙고백을 한 적이 있다.

“나는 산동네 같은데서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 살고 싶었다. 그러나 공동화장실을 사용하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결국 나 자신을 버리지 못하고 마음만 오락가락하다 그쳤다. 예수회의 어떤 신부님이 경기도 시흥 신천리에 철거민들을 집단으로 이주시켜 철거민촌을 만든 다음 내 방까지 마련해 놓았었지만 나는 그곳에서 겪어야 할 생활불편 때문에 항상 낮에만 다녀오고 한번도 자고오지 않았다.

결국 나는 예수님처럼 자신을 비우고 낮추어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 지내는 사랑을 보이지 못했다. 결국 나는 행동보다 말이 앞서는 위선자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김 추기경 명상록에서).

미국은 누가 뭐래도 기독교 국가다. 그런데 오늘아침 신문에 보도된 여론조사 내용을 보니 미국인 대부분이 ‘크리스마스는 즐기는 날’로 생각하며 예배 참석도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크리스마스가 파티와 선물 교환하는 하는 날로 점점 변해가고 있는 것이다. 이는 미국정신의 후퇴다. 이슬람 명절과 너무나 대조적이다.

엘비스 프레슬리의 힛트송 중에 ‘블루 크리스마스’라는 노래가 있다. “당신 없는 크리스마스는 우울한 크리스마스 입니다. 당신이 없는 크리스마스 추리는 나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어요”라는 가사로 이어진다. 물론 이 노래는 연인 없는 크리스마스가 얼마나 의미 없는 것인가를 노래한 것이다.

그러나 이 노래의 ‘당신 없는’(Without You)’의 ‘당신’을 예수로 해석하면 오늘의 미국 크리스마스가 어떤 정신적인 위기를 의미하는가가 명확히 그림 그려진다.

예수정신 없는 크리스마스는 우울한 크리스마스다. 그것은 경제적인 여유가 있는 사람에게만 즐거운 날이며 불경기에 허덕이고 있는 서민들에게는 ‘블루 크리스마스’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소외된 사람, 불우한 사람들에게 온정을 베푸는 것이 크리스마스 정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