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워싱턴에서 한·미·일 외무장관이 공동 기자회견을 했는데 그 내용에 긴장감이 담겨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성환 외무장관이 제시한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한 한국의 군사적 대응에 클린턴 미 국무장관, 세이지 일본 외무장관 등은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내용이다. 외무장관 회담까지 열어 군사적 보복조치를 협의하는 것을 보면 이번에는 확실히 한국정부가 북한과의 한판 대결을 각오하고 있는 것 같다.
북한이 외국손님들에게 자랑하는 공연물에 ‘아리랑 쇼’라는 것이 있다. 카드섹션까지 합해 출연인원만 10만 명인 매머드 쇼다. 이 쇼에서 인민군들이 총검술을 시범 보이는데 보는 사람의 가슴을 서늘하게 만든다. 인민군들이 총검을 휘두를 때 백그라운드에서 “우리를 당할 자 세상에 없다”라는 글자가 새겨진 카드섹션이 펼쳐진다.
북한의 전쟁수행 능력은 어느 정도일까. 이 아리랑 쇼가 끝난 다음에 펼쳐지는 또 하나의 쇼에서 북한이 인민들을 어떻게 전쟁훈련 시키고 있는가를 엿볼 수 있다. 북한은 에너지를 아끼느라 밤에는 평양 시내가 암흑의 바다를 이룬다. 아리랑 쇼도 예외가 아니다.
끝나면 스태디엄 밖의 가로등이 전부 꺼져 출구가 캄캄하다. 그런데도 그 캄캄한 속에서 10만명의 남녀가 손에 손을 잡고 군인들처럼 질서정연하게 빠져나가는데 놀라게 된다. 누가 누구를 찾는 외침도 없고 기침소리도 들리지 않는 침묵을 지키며 재빨리 움직인다. 외국 관광객들의 버스가 거리로 나오면 사방에서 아리랑 쇼에 참가했던 학생들이 노래를 부르며 행진한다. 전인민의 전투화와 훈련화를 한눈에 느낄 수 있다.
관광지를 보초서고 있는 인민군들이 남한 관광객을 쳐다보는 눈초리는 적개심에 불타 마주 대하기가 민망할 정도다. 관광 온 손님이 아니라 완전히 적을 바라보는 눈이다. 당국자에게 “관광개방 해놓고 왜 저렇게 무섭게 째려보느냐”고 물으니 그건 민간인들이 하는 사업이고 군인들은 이와 관계없이 항상 전투준비에 임하는 자세라는 장군님(김정일)의 지시라고 했다. 북한은 어디를 가 봐도 남북한 화해무드(과거)와는 관계없이 인민군은 준전시 체제 속에서 지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민간인인 인민들도 언제든 전쟁터에 달려가 무기를 잡는 훈련이 되어있다. 전인민이 글자 그대로 예비군인이다.
이에 비해 남한은 너무 국민의식이 평화 쪽에만 기울어져 있다. 더욱이 햇볕정책으로 군인들마저 흐물흐물해져 군인인지 군복 입은 민간인인지 구분이 안 될 지경이다. 장군들은 진급 때문에 정치인들의 눈치만 본다.
군인은 일반 공무원과는 또 다르다. 모두 국가를 위해 봉사한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으나 군인은 국가가 필요로 하면 생명을 바친다는 점에서 차별화 된다. 전혀 다른 세계에서 노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군인에게 무공훈장이 있는 것이다.
더구나 대통령, 국무총리, 국정원장, 여당 대표, 법무장관, 재무장관등 요직에 있는 인사들 중 병역면제자가 너무나 많다. 군대 갔다 오지 않은 사람들이 전쟁계획과 안보대책을 책임지고 있으니 아이러니컬하다. 며칠 전 이스라엘 예루살렘 포스트는 연평도 포격을 둘러싼 한국과 미국의 대응자세에 관해 “우리가 닮지 않도록 분투해야 할 모델”이라고 사설에서 강조했다.
앞으로 북한의 재도발에 남한이 대응 하려면 국민적 정신훈련부터 선행 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북한은 정권의 붕괴를 막기 위해 어떻게 해서든지 남한과 한판 겨루어 보려는 자세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한반도 전쟁 원인을 북한 스스로가 지니고 있어 위험하기 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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