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연평도 포격은 그동안의 한반도 긴장에 비추어 아주 놀랄만한 일은 아니다. 지난 1월에도 연평도 근해에 북한군은 400여발의 포탄을 쏘았으며 몇 년 전에는 남북이 연평도에서 치열한 해전을 벌였고 그 이후 천안함 침몰사건까지 서해에서 일어났다. 북한이 서해 5도를 기습 공격하여 상륙전을 펼칠지도 모른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오래전부터 있었던 한반도 가상전쟁 그림이다.
미주 한인들이 연평도 포격을 보고 정말 놀란 것은 “한국군이 이 정도로 허약한가”이다. 아니 적이 쏜 포탄의 탄도를 추적해 대포 위치를 잡아내는 대포병 레이더가 고장 났었다니 그럼 어떻게 치고 빠지는 적의 포대를 반격할 수 있다는 말인가. 현대화된 최신형 무기라고 자랑하는 휴전선의 모든 한국군 장비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의심스럽다.
사실 천안함 사건만 해도 그렇다. 어뢰공격을 탐지하는 초계함이 어떻게 어뢰에 맞아 두 동강이 날수 있는가. 말이 안 되는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한국군은 정말 정신 차려야 한다. 연평도 사건을 전화위복으로 삼아야 한다. 몇 년 전 북한관광에서 가이드가 “미국은 종이 호랑이고 한국은 정신이 썩어 우리가 싸우면 이기게 되어있다”고 하던 말이 다시 생각난다. 당시에는 우습게 들렸으나 지금은 웃음이 나오지를 않는다.
미국은 종이 호랑이라는 말을 듣게 되어있다. 오바마는 오만방자한 말썽꾸러기 북한을 잠재울 뾰족한 대책을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 부시도 그랬고 클린턴도 그랬었다. 3명의 미국대통령이 18년간이나 손을 놓은 채 맥을 못 쓰고 있는 형편이다.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 호를 서해에 진입시켜 무력을 과시해봤자 그때뿐이고 항공모함 물러가면 북한은 또 다른 메뉴로 한국을 괴롭힐 것이다.
미국 입장에서 보면 북한을 때려 부수자니 우선 한국이 반대한다. 클린턴이 북한 핵시설을 폭격하려 했을 때 김영삼 대통령이 놀라 이를 말린 것이 좋은 예다. 한국정부의 지도자는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북한이 꿰뚫어 보고 있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자니 이란이 신경 쓰여 진다. 북한은 이란의 롤 모델이다. 이스라엘은 미국이 종이호랑이로 머물러 있으면 이란의 핵무장 방지를 미국에게만 맡길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해 중대한 결심을 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미국이 아프간, 이라크 외에 또 다른 지역에서 전쟁을 벌일 수도 없는 형편이다.
답은 나왔다. 한국이 미국만 믿고 있을 때가 아니다. 미국의 북한 징벌은 한계를 지니고 있다. 분명한 것은 한반도에 전면전은 절대 일어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첫째 미국과 중국이 원하지 않고 있고 한국은 더더구나 원하지 않는다. 북한도 전면전이 일어나면 쑥밭이 되고 김정일 세습제가 무너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전면전은 피할 것이다.
문제는 국지전이다. 연평도사건은 국지전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언제 인천이나 서울에 북한의 대포알이 날아올지 모르는 일이다. 서울에 포탄 한발만 떨어지면 한국경제는 마비된다는 식의 인질의식에서 해방되어야 할 때가 왔다. 경우에 따라서는 경제발전도 어느 정도 희생해야 할 것이다. 국지전을 각오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북한이 남한을 우습게보고 휴전선을 넘어와 일부지역을 점령한 후 협상을 벌이는 엄청난 모험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 군인뿐만 아니라 국민들도 잠에서 깨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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