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의 아메리칸리그 최우수 투수로 뽑힌 필릭스 에르난데스.
매리너스 에이스 필릭스 에르난데스
역대 최소 13승으로 AL 사이영 상
시애틀 매리너스의 에이스 필릭스 에르난데스(24)가 역대 최소 13승(12패)으로 최우수 투수상을 차지했다. 승률도 역대 최저.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한 대신 기자들이 그를 팍팍 밀어줬다. 에르난데스는 18일 발표된 28명 미 야구 기자단 투표 결과 1위표 21장이 포함된 167점을 획득, 6승이나 많은 19승(6패·방어율 2.72))을 올린 데이빗 프라이스(탬파베이 레이스)를 가볍게 제치고 아메리칸리그(AL) 사이 영 상을 수상했다. 프라이스는 1위표 4장을 포함, 111점으로 2위에 그쳤다. 3위는 21승7패(3.17)를 기록한 뉴욕 양키스 에이스 C.C. 사바티아로 승수가 많을수록 순위가 떨어진 점이 눈길을 끈다.
그 점에 대해서는 에르난데스가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는 지난해 19승6패(2.49) 전적으로 못 탄 상을 올해 13승12패(2.27) 전적으로 따냈기 때문이다. 작년에는 에르난데스 대신 ‘꼴찌구단’에서 훨씬 나쁜 여건 속에 2.17 방어율로 16승8패를 기록한 잭 그렌키(캔사스시티 로열스)의 손을 들어주는 등 미 야구 기자단은 몇 년 전부터 ‘결과’보다 ‘내용’에 더 큰 비중을 두는 추세다.
에르난데스는 올해 선발등판한 경기에서 매리너스의 형편없는 타선이 10차례나 셧아웃을 당하거나 1점으로 묶인 불운에 시달렸다. 그런데도 리그 최다 이닝(249⅔)을 기록했고 탈삼진(232개) 2위에 랭크됐다. 상대 타율은 AL에서 가장 낮은 0.212까지 끌어내렸다.
베네수엘라 출신인 에르난데스는 눈물을 글썽이며 “사이 영 상은 강팀에서 승수만 많이 쌓아올린 투수가 아닌 정작 최우수 투수에 주는 상이라는 점이 입증된 것”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한편 풀시즌을 치른 후 13승으로 사이 영 상을 탄 선발투수는 에르난데스가 메이저리그 역사상 처음이다. 스트라이크로 ‘반쪽 시즌’을 치른 1981년에는 페르난도 발렌수엘라가 13승7패로 사이 영 상을 탄 적이 있지만 풀시즌에는 작년 팀 린시컴(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이 15승으로 내셔널리그 사이 영 상 2연패를 이루면서 세워진 기록이 1년 만에 깨진 것이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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