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어느 유명광고회사에서 신입사원을 한명 뽑는다는 광고를 냈더니 1,331명이 몰려왔다. 그런데 이 치열한 경쟁에서 합격의 영광을 누린 사람은 38세의 가정주부였다. 여러 가지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뽑힌 이유는 자기소개서가 너무나 독특했기 때문이다. 자기소개서 내용은 이러했다.
어느 폭군 애꾸눈 왕이 화가들을 불러 자기초상화를 그리게 했는데 아첨성 화가들은 왕이 멀쩡한 두 눈을 가진 미남으로 그리고 정직한 화가들은 사실 그대로 애꾸눈으로 그렸다. 왕은 두 그림을 그린 화가 모두에게 벌을 주었다. 그런데 어느 날 이 소식을 듣고도 애꾸눈 왕의 초상화를 그리겠다는 용감한 화가가 나타났다. 그가 그린 초상화가 왕에게 전달되었을 때 왕은 “바로 이거야”하며 무릎을 쳤다. 이 초상화는 왕의 얼굴을 측면으로만 그려 애꾸눈이 묘하게 커버되어 있었다.
주부사원은 자기소개서에서 “인생도 이와 똑같다. 어느 순간에나 희망과 절망, 기쁨과 슬픔이 있다. 나는 이 화가처럼 최대한 좋은 쪽을 보고 싶다”고 말을 맺었다.
얼마나 이색적인 자기소개서인가. 이 주부사원이 바로 후일 ‘행복전도사’로 유명해진 그리고 며칠 전 부부동반 자살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최윤희다.
이 스토리는 그의 저서 ‘당신의 인생을 역전 시켜라’에 자신이 파산의 불운을 딛고 어떻게 대형 광고회사인 금강기획에 카피라이터로 발탁 되었는가를 설명하고 있다. 그는 KBS의 ‘아침마당’ 프로를 이끌었으며 대기업을 두루 돌며 강연, 삼성전자가 선정한 1,300명의 외부 강사 중 ‘명강사 1위’에 뽑히기도 했다. 저서는 ‘멋진 노후를 예약하라’ ‘웃음 헤픈 여자가 성공한다’등 20여권이나 된다.
최윤희는 왜 자살 했을까. 그녀가 남긴 유서 ‘떠나는 글’에는 “2년 동안 입원 퇴원을 반복하면서 많이 지쳤습니다. 지난주 절망적인 선고를 받았으며 더 이상 입원해서 링거 주렁주렁 매달고 살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너무 착한 남편, 미안하고 또 미안할 뿐 입니다”라고 쓰여져 있다. 한마디로 구질구질하게 사느니 죽는 게 낫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최윤희는 보통사람이 아니라 어떤 자세로 삶을 대해야 할 것인가를 그리는 희망 디자이너라는 점에서 자신의 삶부터 시범을 보여야 할 책임이 있는 사람이다.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는 자기계발 전문인이다. 서산대사가 말한 것처럼 “눈길을 걸을 때는 그대가 남긴 발자국이 뒤따르는 다른 사람의 길이 되느니”를 명심해야 할 위치에 있는 저명인사다. 이런 사람이 동반자살 했으니 부부가 같이 죽는 것이 멋있는 삶의 최후로 비칠까 봐 걱정이다.
나는 2009년 신년 TV프로에서 최윤희를 본적이 있는데 그의 새해인사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여러분, 베이징 올림픽에서 장미란이 바벨 들어 올리며 으랏차차차 소리 지르는 것 보셨죠? 이렇게 어려울 때는 장미란의 으랏차차차 정신으로 살아야 합니다”
행복론 강사들이 빠지는 함정은 행복을 너무 감정적인 차원에서만 판단하는 사실이다. 멋있게 사는 것, 행복하게 느끼는 순간이 인간의 행복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감정이란 항상 변하기 때문에 그렇게 되면 1시에 절망했다가 2시에는 행복하고 3시에는 다시 절망하는 커브가 되풀이 된다. 최윤희는 이 절망의 커브에서 일어서지 못했다. 고통과 함께 사는 것, 절망을 끌어안을 줄 알아야 행복의 키를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을 그녀가 시범 보였더라면 그는 ‘말과 행동이 같은 명강사’로 길이 이름을 남길 수 있었을 텐데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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