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등 아시안 고학력자들 장기 실직비율 상승
▶ 아시안 전체 실업률 낮지만 장기 실직자 최고
“차라리 기술을 배울 걸, 머리 싸매고 공부만한 게 후회됩니다.”
경제 불황으로 김씨와 같은 한인 고학력자들이 직장을 잡기 힘들어 지자 답답한 심정을 이같이 표현했다.
모 대학원을 졸업해 내로라하는 대기업에 근무하던 김씨가 전년 6월경 감원 명단에 들어가 10년이나 다니던 직장에서 해고됐다.
그는 1년여 넘게 직장을 잡으려 동분서주했지만 관련 기업들이 직원을 채용하지 않아 시간만 보내고 있다.
김씨는 실직 상태가 장기화되자 상대적으로 채용이 용이한 기술을 배우려고 학원을 알아보고 있는 중이다.
박사학위 소지자인 최씨도 김씨와 같은 고민에 빠져있다.
연구소에서 근무하다 올 초 해고됐지만 고액연봉을 받고 회사 간부로 일한 그에게 요즘 직장잡기란 ‘하늘의 별따기’만큼 힘들다.
최씨는 “기업들이 경기 회복 부진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정규직 근로자 대신 임시직이나 시간제 근로자의 채용만 늘리고 있는 추세”라며 “이대로 간다면 올해 재취업하기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미 공영라디오방송 NPR에 따르면 미국 내 아시아계 이민자들이 다른 소수 인종들에 비해 실업률은 낮지만 장기 실직상태에 있는 비율은 높은 것으로 조사돼 눈길을 끌고 있다.
이는 아시아계 이민자들이 다른 인종에 비해 대학 졸업자 등 고학력자가 많고, 실업률도 평균보다 낮은 점에 비춰보면 이례적인 현상이다.
지난 8월 현재 미국 전체 실업률은 9.6%이고, 흑인 실업률은 16.3%, 히스패닉은 12.0%의 실업률을 보인 반면, 아시아계는 7.2%의 매우 낮은 실업률을 보였다.
하지만 16세 이상 아시아계 실직자중 절반 이상인 51.7%가 27개월 이상의 장기 실업상태에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미국 전체 실업자 가운데 45.8%만이 27개월 이상 장기 실업상태에 있는 점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치다. 특히 흑인 실업자의 50.8%, 히스패닉은 42.3% 그리고 기타 인종은 43.7%만이 27개월 이상 실직자인 점과도 대조된다.
특히 히스패닉은 국적은 다양하지만 언어는 스페인어로 언어가 통할 수 있는데 반해 아시아계는 커뮤니티별로 10여개 이상의 다른 언어를 사용하고 있어 다른 인종 커뮤니티나 주력 업종에서 일자리를 찾기가 쉽지 않다.
또 아시아계 미국인은 고학력자와 함께 비숙련 노동자도 많은 것도 장기 실업률을 부채질하는 원인으로 분석됐다.
<김판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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