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인관계 개선, 긍정적 사고 갖게돼
▶ 한인사회 자녀 교육방식 점차 변화
“이만큼 컸는데, 대학 학자금의 일부 정도는 애 스스로 벌어서 보탤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산타클라라 거주 이성호(회사원)씨처럼 한인들의 자녀 학자금 지원에 대한 생각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대학교 1학년에 재학중인 아들을 둔 이씨는 “대학생이면 자신의 미래를 책임지고 개척할 충분한 나이라고 생각한다”며 “학자금 전부를 벌어 충당하라는 것도 아니고, 일부이기 때문에 아르바이트 하면서 인생 경험을 쌓게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벌링게임 거주 박찬구(자영업)씨도 “아이들이 대학에 들어가려면 2년 정도 남았지만, 대학 생활을 통해 노력의 대가와 땀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고 싶어 결심을 굳히게 됐다”며 “학업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선에서 아들이 학자금을 보태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이 자녀 학자금 일부 지원 추세는 한인들 사이에는 다소 낯설지만 주류 사회에서는 보편적인 추세다.
저소득층 학생들만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공식은 이미 옛말로 한인 중상류층도 자녀를 강하게 키우기 위해 ‘썸머 아르바이트’를 권유하기도 한다.
최수영씨는 “대학교 2학년생인 딸이 지난해부터 학교 인근 카페에서 파트타임으로 일 하고 있다”며 “일을 한 후부터 전보다 돈 씀씀이도 줄고 계획적으로 변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얼마 전에는 ‘부모님이 돈을 벌기 위해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게 됐다’고 말해 눈시울이 뜨거워지기도 했다”며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지고 성숙해 졌다”고 말했다.
SF주립대에 재학중인 낸시 김양은 “처음 아르바이트를 시작할 때는 내가 왜 이일을 해야 하는지도 몰랐고 부모님의 결정에 화도 났다”며 “하지만 일을 하면서 대인관계도 좋아지고 책임감도 생기는 등 긍정적 사고방식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조사기관인 갤럽이 학자금 대출 전문업체 ‘샐리 메이’의 의뢰로 18세 이하 자녀를 둔 학부모 2,000명에게 자녀의 대학 학자금 지원 계획을 조사한 결과, 학비를 지원할 뜻이 없거나 소액만을 보태겠다고 답한 비율이 상승했다. 특히 히스패닉계 학부모들 가운데 소액만을 지원하겠다고 답한 비율은 12%에서 35%로 급상승했다. 또한 전체 응답자 중 학자금의 절반 이상을 부담하겠다고 밝힌 비율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김판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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