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스에 사는 데이빗 쿡이라는 사나이는 영화광이었다. 그는 동네 비디오 가게에서 자주 영화를 빌려다 보았는데 주먹구구식으로 운영하는 것에 짜증나는 일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컴퓨터 프로그래머인 쿡은 이러한 손님들의 불편을 컴퓨터화 하면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비디오 가게를 냈다. 예상대로 손님들은 컴퓨터화 된 쿡의 가게로 몰렸다. 용기를 얻은 쿡은 비디오가게를 2개 더 늘렸고 사업이 번창하자 1985년 ‘블록버스터’(Blockbuster)라는 체인스토어를 창립, 텍사스주에 19개를 차렸다.
블록버스터가 성공하자 쿡은 휴젱가라는 텍사스 재벌에게 블록버스터를 1,800만 달러에 팔아 돈방석에 앉았다. 휴젱가는 블록버스터를 전국적인 체인규모로 확대해 1년 사이 500개 업소로 늘렸다. 3년 후 블록버스터는 3,000개로 전국적인 팽창을 가져왔고 영국, 캐나다에 이어 유럽에까지 진출했다. 휴젱가는 블록버스터를 Viacom에 80억 달러에 팔아 넘겼다.
그런데 번창에 번창을 거듭하던 블록버스터가 2004년부터 고객을 잃기 시작 하더니 마침내 지난달 파산신고를 하는 믿기지 않는 해프닝이 일어났다. 세계 비디오 사업계에 군림하던 블록버스터는 왜 파산지경에까지 이르렀을까.
캘리포니아의 스캇츠밸리에 사는 리드 헤이스팅이라는 컴퓨터 기술자의 불만에서부터 싹이 튼다. 헤이스팅은 블록버스터에서 DVD를 빌려 올 때마다 반환 날짜를 지키느라 신경이 쓰였다. 하루는 영화 ‘아폴로 13’을 빌려 왔다가 늦게 반환한 것에 상식을 초과한 벌금을 물게 되자 너무 화가 났다.
헤이스팅은 DVD를 늦게 반환해도 벌금을 물지 않는 것은 물론 귀찮게 비디오 가게까지 가지 않고 고객의 집에 DVD를 배달해 줄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면 사업에 성공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는 자본주를 구해 DVD를 무료로 고객의 집에 배달해주는 ‘넷플릭스’(Netflix)라는 사업체를 1997년에 차렸다. 대신 한달 단위로 멤버십 회원료를 징수하고 컴퓨터로 영화를 보기 원하는 고객은 아무 때나 넷플릭스에 들어와 시청할 수 있도록 했다.
넷플릭스의 고객은 몇 년 사이 300만명으로 늘어났고 지난해에는 순이익 1억1,600만 달러를 내는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블록버스터는 작년 5억 달러의 적자를 냈으며 넷플릭스는 지금 블록버스터를 제치고 비디오 업계의 1인자 위치에 올라 있다. 무엇이 블록버스터를 망하게 했으며 무엇이 넷플릭스를 성공하게 만들었는가. 이는 기업인들에게 살아있는 교본이 될 만하다.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인 피터 드러커의 이론에 의하면 기업은 최저이익을 추구해야 오래 버티지 최대이윤을 추구하면 언젠가는 파국이 찾아온다고 한다. 최대이윤만 바라보고 돌진하면 자연히 고객에게 바가지를 씌우게 되어 서비스가 약해진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그 취약점을 보강하는 경쟁업체가 반드시 새로 생겨 고객들이 그쪽으로 우르르 몰린다는 것이다. 좋은 예로는 GM과 클라이슬러의 파산을 꼽을 수 있다. 이들은 회사의 목표를 최대이윤에 두어 대형차만 만들어 냈기 때문이다.
블록버스터는 비디오 업계를 장악하게 되자 고객에게는 각종 과태료를 물려 이익을 취하는가 하면 임원들이 자신의 보수를 올리느라 정신이 없었다. 고객에 눈을 돌리지 않았다. 이 틈을 넷플릭스가 파고 들어와 성공한 것이다. 오만해진 블록버스터는 기술개발도 등한시하여 넷플릭스에 쳐졌다. 유대인들이 항상 고객 제일주의를 강조하는 이유는 “장사란 거래행위인 것이고 거래는 고객이 있어야 이루어진다”는 평범한 원리를 중시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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