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서현진 MBC 아나운서가 UC버클리로 유학 온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UC버클리 한인 유학생들 사이는 들뜬 분위기로 떠들썩했다.
뉴스데스크, 네버엔딩 스토리, 화제집중, 불만제로, 일요일 일요일 밤에 등 MBC 뉴스와 시사, 교양, 예능을 넘나들며 인기를 누리던 서현진 아나운서의 유학이기에 더욱 사람들의 놀라움과 궁금중을 불러 일으켰다.
27일 버클리 한 카페에서 만난 서현진 아나운서는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유학 이유에 대해 "6년 동안 같은 곳에서 일하며 변화에 대한 목마름이 생겼다"고 말했다.
"방송하는 사람은 늘 새롭고 발전된 모습을 대중에게 보여줘야 하는데 내가 매력이 없고 일상에 치이다 보니 건조한 사람으로 퇴보하는 느낌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녀는 "지금은 대중들이 나를 좋아해 주지만 언젠가는 내가 사람들에게 보여줄 것이 하나 없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생겼고 고민의 귀결점으로 변화를 결심했다"고 전했다.
대부분의 아나운서도 같은 고민을 한다. 언젠가는 대중에게 매력없는 아나운서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결혼, 프리랜서 전환, 연기자 변신 등의 변화를 시도하지만 서현진 아나운서의 선택은 특별했다.
그녀는 "버클리로 오고 대학교 졸업해서 처음 방송국에 왔을 때 가졌던 열정이 다시 생겼다"고 설레임을 감추지 못했다. 서 아나운서는 "방송을 처음 시작하며 나는 이런 사람이고 이런 것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려 애썼는데 어느 순간이 되니 굳이 증명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나를 알아주게 됐다"면서 "다시 한번 나를 증명해야 되는 상황 속으로 나를 밀어 넣어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서현진 아나운서는 다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학교에 제출하는 에세이를 쓰면서부터 힘들다는 생각에 울었다고 밝혔다. 처음부터 쉽지 않았던 유학, 그녀는 매일 매일이 도전이라고 밝혔다.
"처음 미국 왔을 때는 식당에 가서 음식 주문하는 것, 슈퍼에 가서 물건 사는 것도 도전이였다"면서 타지에서의 어려움을 털어놨다.
이제 유학온지 4개월이 지났지만 현재도 그녀의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 그녀는 "미국에서는 친구를 어떻게 사귀는지, 글은 어떻게 쓰는지, 발표는 어떻게 하는지 학기가 시작되니 또 다른 어려움들이 생겼다"면서 "다시 어린 아이가 된 기분"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조금씩 철이드는 기분이라고 고백한다. "막막한 상황에 놓이면서 내가 한국에서 얼마나 편하게 인정받으며 살았는지 감사하는 마음이 생겼다"면서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직업을 갖고 살면서도 마음 한 구석에는 어느정도 불만이 있었는데 이제는 그런 마음이 사라졌다"고 말한다.
"이전에는 ‘나이 서른에 뭘 배우겠어’, ‘인성이 얼마나 달라지겠어’ 생각했지만 인생에 변화를 주니 나이 서른에도 배우는게 있더라구요" 그녀는 이곳에서 한국에서 느끼지 못했던 가족의 소중함, 친구, 동료의 소중함을 느끼고 있다. "내가 이름이 알려졌다는 이유로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 트위터에 글을 남겨주는 사람들 모두에게 정말 감사하는 마음이 들어요"라고 고백한다.
유학 생활을 통해 무엇을 얻고 싶냐는 질문에 "그녀는 버클리에서 2년을 잘 마친 뒤 MBC로 복귀해 주어진 일에 감사하며 방송하는 아나운서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유학을 다녀왔으니 이런 방송을 해야지가 아니라 조그만 방송을 맡더라도 내가 만족하고 내 자신이 부끄럽지 않은 방송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민형 기자>
사진설명: 서현진 아나운서가 학교 과제를 위해 리치몬드 한인교회 레스큐 미션 봉사에 참석한 모습. 서현진 아나운서가 이날 취재한 기사는 UC버클리 저널리즘 스쿨이 운영하는 리치몬드 컨피덴셜(www.richmondconfidential.org)에 게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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