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3대세습 공식화에 한인사회도 민감반응
근대시민사회 이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북한의 3대세습 시도가 미국 등 세계언론을 장식했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셋째아들 김정은(28)이 28일 노동당 대표자회의에서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겸 당 중앙위원회 위원으로 선임된 것과 때를 같이해 CNN, ABC, NBC, BBC, NPR 등 방송매체들은 물론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 등 주요신문들도 인터넷뉴스 서비스를 통해 이를 상세하게 보도했다.
이들 언론매체들은 대부분 나이가 어린데다 지도력 및 장악력이 불분명한 김정은의 후계등극 가시화는 북한 내부적으로도 나아가 주변관계에 있어서도 또하나의 예측불허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관련뉴스에 등장한 전문가들은 당장 북미관계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김정은 후계체제의 안정성에 대해서는 거의 예외없이 비관적 전망을 내렸다. 이런 가운데 필립 크롤리 미 국무부 공보차관보는 “최고의 리얼리티 쇼”라고 3대세습을 비꼬았다.
북가주 한인들 사이에서도 “북한다운 웃음거리” “시대에 뒤떨어진 코미디”라는 등 조소어린 반응과 함께 “(북한 내부의 불안정으로 인한) 불똥이 엉뚱한 데로 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걱정하는 목소리들이 나왔다. 남북관계 등 국제문제에 관심이 많다는 C씨는 “이번 김정은뉴스는 옛날식으로 치면 일종의 세자책봉인 셈인데 사실 조선왕조 때도 3대에 걸쳐 왕권이 순탄하게 세습된 적이 별로 없었다”며 “철권독재와 경제파탄 등으로 후환이 두려운 김정일로서는 권력을 넘겨줄 피붙이가 있다는 건 그나마 다행이고 그게 김정은밖에 안된다는 건 불행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인사회 대표들도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김이수 평통회장은 "3대 세습은 유례없는 것으로 가장 염려 되는 것은 남북대화이다. 28살의 젊은 친구가 실권을 잡았을 때 정상회담에 누가 파트너가 되어야 할지 걱정이다"라면서 "또한 북한 내에서 눈에 보이든 보이지 않던 권력 암투가 있을 것이고 그것이 결국 남북간 관계를 어렵게 만드는 것이 될듯하다. 또한 그런 암투의 뒷면에는 중국의 영향력이 뒷받침 될 것인데 이 역시 우려할만한 상황이다. 김정일에게서 그의 아들 김정은으로의 세습이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고 우스꽝스럽기만 하지만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상언 샌프란시스코 지역 한인회장도 "있을 수 없는 일을 만들고 있다"면서 "왕조가 아니고 세상 어디에서도 3대째 권력을 세습한 경우가 없는 것처럼 3대째 세습이 오래갈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내에서도 이같은 북한의 실상을 직시해야 하며 정부도 효과적으로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호빈 실리콘밸리 한인회장은 "나이를 갖고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직 20대인 아들을 후계자로 만들어 가는 과정은 사이비종교 집단처럼 보인다. 김일성으로부터 3대교주로 이어가는 것은 사회주의 정권하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없는 행동이다. 그러나 가장 걱정스러운 것은 어린 사람이 최고 지도자 됐을 때 노회한 군부의 장성들을 잘 컨트롤하고 이끌어갈 수 있을지, 혹은 그 과정에서 오는 혼란을 외부(가령 전쟁)로 돌릴까 걱정이다"고 말했다.
문순찬 몬트레이 한인회장도 "왕조시대도 아니고 3대에 걸쳐서 권력이 세습될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권력을 국민에게 돌려주는 것이 아닌 세습된다는 것은 그만큼 폐쇄적인 국가라는 것의 반증이 아닌가"라고 반문하고 "또한 김정은에게로 권력이 세습되는 것에 중국이 공식적인 지지를 표명했다는데 이는 앞으로 북한을 좌지우지 하겠다는 것이 아닌가"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조현포 새크라멘토 한인회장은 "북한 정권의 3대 세습에 대해 조소를 금치 못하겠다"면서 "또 다른 신화 만들기에 혈안이 되어있는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으로 이어지는 권력 세습은 반민주적, 반민족적이므로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정태수, 이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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