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특수요원 태식(원빈)은 세상을 등진 채 전당포를 운영하며 살아간다.
유일한 친구이자 말동무는 이웃집 아이 소미(김새론)뿐.
태식은 소미와 가끔 밥도 먹고 대화도 나누며 마음을 조금씩 열어간다.
그러던 어느 날 마약 거래와 연루된 소미의 엄마와 소미가 장기밀매조직에 납치되고 태식은 덥수룩한 머리를 자른 후 아이를 구하러 나선다.
‘아저씨’는 무협 정서에 맞닿아 있다. 은거한 강호의 고수가 지인이 위기에 처하자 오랜 ‘칩거’를 깨고 나와 악당들을 모두 물리친다는 점에서다.
또 어린 아이를 위해 자신의 몸을 던진다는 점에서는 ‘레옹’이나 ‘그랜토리노’ 같은 영화에 빚을 지고 있기도 하다.
이처럼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설정이 눈에 띄지만 ‘아저씨’는 액션만 놓고 보면 근래에 보기 드문 수작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
주목 대상은 원빈이다. 극 중 원빈은 때로는 총을, 때로는 칼을 사용하면서 절도 있고 빠른 동작을 선보여 눈길을 끈다.
특히 태국의 국민 배우 타나용과 원빈이 벌이는 액션의 합은 대단히 정교해 손에 땀을 쥐게 한다. 마지막 장면에서 십여 명의 범죄조직원과 원빈이 대결하는 장면도 입을 바싹 마르게 할 정도로 긴장감이 넘친다.
영화는 납치된 소미를 찾아가는 중반부터 클라이맥스까지 빠른 속도로 달려간다. 완급 조절이 훌륭하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속도감이 느껴지는 액션 장르에는 잘 들어 맞는 편이다.
다만, 액션에 치중하다 보니 이야기의 화술은 허술한 편이다. 태식이 소미를 위해 목숨까지 바쳐가며 범죄조직과 대항하기에는 둘의 정이 너무 헐겁다. 초반에 둘의 관계를 집중 부각하는 에피소드에 대한 아쉬움이 절실하다.
영화는 잔혹한 장면이 많아 조금 불편하다. 찌고, 베고, 자르는 가운데 스크린은 피로 물든다. 아이들의 장기를 적출하는 내용도 정서적으로 버거울 수 있다.
상영시간은 119분이다. ‘열혈남아’를 만든 이정범 감독의 두 번째 장편영화다.
8월4일 개봉. 청소년관람불가.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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