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7월 10일 우리 노인 사랑방(섄틸리 노인회)에서는 피크닉 겸 걷기대회에 가기로 돼 있었다. 그런데 아침에 일어나 보니 비가 억수같이 쏟아져 도저히 갈 수가 없을 것 같았다. 그러나 예정이 정해 있었기 때문에 가보기로 했다.
회관 앞으로 가보니 많은 회원들이 나와 있었다. 예상했든 전회원은 아니었지만 절반의 회원들은 일찍 나와 기다리고 있었다. 노인회장과 총무는 해병대 출신답게 “우리네 이 행사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연중무휴”라고 강조했다.
시간이 되자 우리는 마이크로 버스 3대에 편승하여 목적지를 향해 달렸다. 예전에 미국 친구들과 “목적지를 모르는 여행”을 해본적은 있었지만 한인들끼리 하는 것이라 흥미진진했다. 도착해 보니, 해병대 박물관(National Museum of the Marine Corps)란 간판이 아주 크게 붙은 거대한 건물이었다. 귀신 잡는 해병대의 위용을 자랑하듯 그 자태가 압도되어 다가왔다.
웅장한 건물 안에 들어서니 여러 형태의 비행기들이 높고 넓은 공중에 전시되어 있었다. 그리고 높은 벽에 새겨진 명언들이 전직 대통령들을 비롯하여 전사한 사병들의 위언으로 거룩하게 새겨져 있었다. 새삼스럽게 그들의 값진 희생이 고귀하게 느껴졌다. 후에 전시장을 샅샅이 관람했다. 세계 1차 대전과 2차 대전 및 한국전, 월남전, 그리고 미국 해병대의 업적 등을 주마등같이 상세히 전시 하고 있었다. 사람이면 누구나가 평화를 갈망 하겠지만, 갈등의 동물로 태어난 인간이기에 전쟁은 어느 곳에서나 필수인 것 같다.
관람을 끝내고 우리들은 건물 뒤편으로 갔다. 병아리같은 신병들이 땀을 뻘뻘 흘리며 맹훈련을 받고 있었다. 국방을 위해선 필수조건이건만 견학하는 우리 마음은 안쓰러웠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저렇게 희생하는 젊은이들이 있으니 우리가 평화스럽게 살고 있다고 생각하니 감사하는 마음이 솟구쳤다.
그곳 관람이 끝나자 어느새 비는 그쳤다. 우리는 인솔자를 따라 숲속에 들어섰다. 넓다란 휴식처에서 회원들이 지성껏 마련해온 만반진찬으로 허기를 달래고 걷기운동에 들어갔다. 그런데 의외로 비좁은 산길인데도 푹신푹신한 것으로 깔려있었다. 우리들은 의아해 하면서도 그 멋진 감촉에 힘입어 전혀 힘든 줄을 몰랐다. 아마 30분 정도를 걸었을까 하는데 벌써 우리가 떠났던 지점으로 돌아와 있었다. 회원들은 의외의 대접에 희희낙락 하면서 즐거운 하루를 만끽했다. 새삼스럽게 인도 하신 분들에게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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