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아침(13일) 워싱턴포스트에 다음과 같은 기사가 실렸다.
“월드컵에서 여덟 번의 경기승부를 모두 예언 적중한 독일 수족관의 문어 ‘파울’에게 어제 월드컵(복제모형)이 수여되었다. 수족관에 월드컵이 내려지는 광경은 TV로 중계되었다. 예언자 ‘파울’이 독일과 스페인의 대전에서 스페인의 승리를 점쳤을 때 일부 독일 팬들이 그를 삶아 먹어야 한다고 아우성치는 바람에 수족관측은 며칠 동안 특별경호원을 그의 주변에 배치해야 했었다”
영국의 최대 규모 도박회사 윌리엄 힐에 의하면 점쟁이 문어 ‘파울’의 예언대로 계속 베팅한 사람은 15달러가 4,500달러로 늘어나는 횡재를 했다고 한다.
이 독일 문어 때문에 남아공의 점쟁이들이 체면을 구겼다. 남아공 주마대통령이 밝힌 바에 의하면 남아공 점쟁이들은 동물의 뼈를 던져 예언하는데 스페인과 네덜란드의 결승전에서 네덜란드가 우승하는 것으로 점쳤다고 한다.
아프리카 축구와 점쟁이 관계는 유명하다. 저주의 표시로 상대방 골문 바닥에 뼈를 묻어 놓는 일이 많아 FIFA는 이번 월드컵에서 이같은 행동을 하는 축구팀은 앞으로 FIFA주최 경기 참가 자격을 박탈하겠다고 밝혔었다.
아프리카 축구팀들은 선수선발에서부터 점쟁이의 조언을 듣는다. 1992년 아프리카 컵 쟁탈전 대회 때 어느 프랑스 기자가 코트디부아르 팀이 머물고 있는 호텔에 취재하러 갔더니 150명의 점쟁이가 그 호텔에 머물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놀랐다고 한다. 코트디부아르는 이 대회에서 우승했는데 이때 점쟁이들이 자신들의 주술로 우승했다며 돈을 요구했다. 정부 측이 거절하자 이후 점쟁이들이 자국 팀을 저주하는 주술을 했다. 그러자 코트디부아르 팀의 성적이 10여년 동안 엉망이 되어 할 수 없이 정부가 백기를 들고 점쟁이들에게 보상을 한 결과 이번 2010 월드컵에 진출하는 행운을 차지했다는 뒷이야기도 있다.
아프리카 팀들이 유명한 점쟁이들과 주술가를 다 동원하는데도 왜 월드컵에서 우승을 하지 못할까. 축구는 기술만으로 16강이나 8강까지는 가능할는지 몰라도 우승은 정신력이다. 여기에는 코치의 지도력이 필수조건이다.
그런데 남아공, 가나, 나이지리아, 코트디부아르 등 아프리카 팀들의 코치를 보면 전부 유럽 백인들이다. 선수들과 의사가 잘 통하지 않는데다 부 코치와 선수들이 점쟁이의 말을 믿기 때문에 정신적인 단합이 잘 안된다. 더구나 정부 고위층에서 이 선수 써라, 저 선수는 안된다 등 간섭까지 해 선발을 둘러싼 인사가 엉망이다. 게다가 아프리카인들은 아프리카 출신 코치를 우습게 보는 사대사상에 젖어있다. 히딩크 이전의 한국이나 비슷하다. 히딩크는 선수선발을 들러싼 잡음부터 수술함으로써 체질개선에 성공할 수 있었다.
이번 월드컵 결승전 연장전에서 스페인이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델 보스케 감독의 적절한 선수교체 때문이었다. 그리고 첫 경기에서 스위스에게 1대0으로 패배한 것이 스페인 팀에게는 큰 충격이 되어 자만을 경계하는 교훈을 주었다. 아르헨티나, 브라질, 독일이 승승장구에 도취해 낭패를 본 것과 대조를 이룬다.
축구에서도 인사가 만사다. 감독이 적시에 적격자를 발견해내는 것이 축구의 승리비결이다. 청와대와 국무총리 인사를 둘러싸고 이명박 정부가 지금 몸살을 앓고 있는 모양인데 월드컵에서 왜 스페인이 승리했는가를 살펴보면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철 /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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