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의 메시, 브라질의 카카, 영국의 루니, 미국의 도노반, 독일의 표돌스키, 우루과이의 포를란 등 각국의 수퍼스타들이 갖는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이들의 넘버가 ‘10’이라는 사실이다. 남미나 유럽축구팀에서 ‘10’번은 아무에게나 차례가 가지 않는다. 그 팀에서 가장 우수한 선수들에게 이 넘버가 주어진다.
브라질의 펠레가 10번을 달고 나온 후 ‘10’이라는 숫자는 축구에서 스타급 선수의 상징처럼 여겨져 왔다. 더구나 아르헨티나의 마라도나도 10번이었으며 프랑스의 지단도 10번이었다. 특히 아르헨티나는 ‘10’번을 마라도나의 기념물로 삼기위해 FIFA에 다른 나라 선수들이 ‘10’이라는 숫자를 유니폼에 사용하지 못하도록 해달라는 엉뚱한 제안을 했을 정도다.
10번을 달고 뛰는 선수들에게 또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카카와 도노반을 제외하고는 이들이 어린 시절 찢어지게 가난한 가정에서 자랐다는 사실이다. 헝그리 정신이다. 펠레는 브라질 팀에 세 번이나 월드컵 우승영광을 안겨 주고 전 생애를 통해 1,360게임에서 1,280골을 넣어 축구계의 기적을 이룩했다. 그러나 그는 어린 시절 축구공 살 돈이 없어 헝겊으로 만든 공을 찼으며 구두닦이를 하며 집안 살림을 도왔다.
펠레는 만능선수였다. 오른발 왼발을 자유자재로 사용하고 어떤 포지션에 갖다 놓아도 소화했으며, 스피드가 뛰어났고 헤딩슛의 천재였다. 돈 많은 유럽팀에서 어마어마한 액수를 제시하며 그를 데려가려하자 브라질은 그를 국보로 정해 해외에서 뛰지 못하게 했다. 말년 정부 승인 하에 뉴욕 코스모스 팀에서 뛴 적이 있는데 그는 이에 대해 “나는 돈 때문에 미국팀으로 온 것이 아니다. 미국에 축구선풍을 일으키기 위해서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이번 ‘2010 월드컵’의 최고스타는 아르헨티나의 메시로 꼽힌다. 마라도나와 지단처럼 그도 어린 시절 가난했다. 메시가 키가 작은 이유는 영양부족으로 발육부진 병에 걸렸었기 때문이다. 이 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한달에 900달러의 치료비가 필요 했는데 공장노동자 아버지를 둔 메시는 돈이 없어 불구자가 될 형편에 놓였다. 이때 바르셀로나 팀의 감독 칼레스 레삭이 12살인 그에게 숨은 재질이 있음을 발견하고 바르셀로나 팀이 그의 치료비를 전담하기로 했다. 대신 그가 성장하면 바르셀로나 팀에서 뛸 것을 제안해 오늘에 이른 것이다.
축구스타의 세 번째 공통점은 이들 대부분 8-12세에 축구를 시작했고 프로 축구팀 관계자들이 어린이 클럽을 눈여겨보며 미래의 스타재목을 선발 했다는 점이다. 이점에서 대학축구 선수를 주로 선발하는 한국과 일본축구는 한계를 지닌다.
월드컵 우승은 어떤 팀이 어떤 수퍼스타를 갖고 있느냐에 따라 좌우된다. 펠레가 있을 때 브라질이 승승장구 했고 마라도나가 뛸 때 아르헨티나의 전성기가 있었으며 지단이 출현 했을 때 프랑스 축구가 기적을 일구어 냈으며 베켄바우어가 활약할 때 독일축구가 빛났다. 한국팀에 박지성이 있지만 세계적인 수퍼스타는 아니다. 축구광풍이 계속되면 언젠가는 한국도 수퍼스타를 배출할 것이며 그때가 되면 4강 진출과 우승을 바라볼 수 있는 단계에 이를 것이다.
한국이 월드컵에서 우승? 너무나 꿈같은 이야기라고? 여자골프를 보라. 한국여성들이 US LPGA를 지배할 줄 누가 예상 했겠는가. 박세리라는 수퍼스타 탄생이후 그렇게 달라진 것이다. 박지성은 다음 월드컵에서 33세가 된다. 수퍼스타 재목이지만 발굴이 너무 늦었다. 한국이 축구경기를 국민 운동화하고 지금부터 8살 어린이들을 발굴하여 키운다면 한국인의 극성기질로 미루어 언젠가는 월드컵 우승을 이루어 내리라고 믿는다.
이철 /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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