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쏠로이스트 앙상블 6.25 60주년 음악회
동족이 갈라져 총부리를 겨누었던 6.25 전쟁. 인류사의 가장 뼈아픈 비극 중 하나였던 전쟁이었지만 60년이 흘러 이제 한국의 젊은 세대들도 별로 관심을 두지 않는 역사의 기록으로 남으려 하고 있다. ‘잊혀진(forgotten) 전쟁’이라는 별명은 남들이 그렇게 붙여줘서가 아니라 한민족 스스로 그렇게 불러야 하는 꼴이 되고 있지는 않은지 우려도 나온다.
인간의 나이로 따져 환갑이 된, 그러나 영원히 가슴에 묻어둬야 할 교훈을 남긴 6.25 전쟁의 의미를 되새기고 ‘희생’이라는 단어의 참뜻을 보여준 동맹국 용사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를 표하자는 취지로 이번 주말에 마련되는 음악회는 그래서 더욱 관심이 몰린다.
19일(토) 저녁 7시 조지메이슨대 콘서트 홀. 수준 높은 기량으로 워싱턴 한인사회에서 꾸준한 사랑을 받아오고 있는 ‘쏠로이스트 앙상블’이 6.25 참전용사와 가족들을 대거 초청해 ‘보은’하는 음악회라는 이유도 있지만 올해는 어떤 곡들을 어떻게 소화해 팬들을 기쁘게 할까 궁금한 마음에 공연에 기대를 거는 한인들이 많다. 정재훈 단장과 김영수 지휘자에게 직접 여러 가지를 물었다.
정재훈 단장·김영수 지휘자 인터뷰
- 음악회 준비 상황은 어떤가?
정- 최선을 다하고 있다. 연습 외에도 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아 공연 당일까지 너무 바쁠 것 같다. 40명의 합창단, 35명의 오케스트라가 한 무대에 선다는 일이 쉬운 게 아니다. 2003년 메트로폴리탄 심포니와 협연이 규모가 더 크긴 했지만 이번 공연은 의미가 매우 특별해 더 신경 쓰인다.
김- 아주 바쁘게 보내고 있다. 너무 많은 것을 보여주려 욕심을 부린 것은 아닌지 걱정도 된다.
-음악회의 목적은?
김-참전 세대와 6.25를 전혀 몰랐던 후손들이 함께 어우러져서 콘서트를 관람하며 한국의 뼈아픈 역사에 대한 이해를 서로 공감하게 되고 추억을 남길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도입부에서는 6.25 당시 사진과 육해공군과 해병대 군가가 나오는 엄숙한 분위기가 연출되지만 2부에 대중성 있는 오페라도 소개 되고 양국 민요를 부르고, 동영상이 있고, 사진전이 마련되고... 간단히 정리하면 온가족이 시청각을 모두 이용해 즐기는 문화행사다.
-어떤 사람들이 초청됐나?
정-우선 6.25 참전 용사 250여명과 가족 250여명 등 500여명이 특별히 초대됐고 주미한국대사관 무관부 등 유관 단체의 많은 관계자들이 참석할 것이다. 한인들의 기대가 높아 1,900석의 연주장이 꽉 찰 것으로 믿는다. 지역 한인 음악 단체가 스스로 준비하는 음악회이다 보니 어려움이 적지 않지만 고마웠던 분들은 꼭 챙기고 감사를 표하는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다.
-WKSO(Washington Korean Symphony Orchestra)를 직접 지휘하는 사람으로서 이번 협연에 대한 기대는 어떤가?
김-오케스트라의 세련된 연주는 깊이 있는 합창을 선사하는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 2부 첫곡은 오케스트라만의 연주다. 단원들이 대부분 한인인데다 매스터 과정 이상의 실력들을 갖추고 있어 여러 가지의 곡들을 훌륭하게 소화하고 있다. 한국적인 음악에 대한 이해가 자연스럽다는 장점도 있다. 일부 미국인 연주자들도 섞여 있어 한미 유대를 다지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솔로를 부르는 소프라노 최경선과 테너 그랜 윌슨의 수준도 정상급이어서 무대를 더욱 빛낼 것으로 믿는다. 테너 그랜 윌슨는 아버지가 한국전 참전 용사여서 더욱 음악회에 친밀한 느낌을 갖고 있는 것 같다.
-한인 팬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정- 멀리 한국까지 와서 3년의 전쟁 동안 5만4,000명의 젊은이들이 목숨을 잃었던 사례가 역사에 거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참전 용사들은 한국을 제2의 조국이라고 부른다. 그렇게 도와주었던 나라가 자동차, 셀폰 등 많은 물건을 세계에 자랑하는 발전된 나라가 됐다는 사실을 이들은 정말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우리는 이들에게 아무리 큰 선물을 줘도 부족하다. 이번 음악회는 그러한 마음의 작은 표현이다. 한인들이 많이 와서 음악회를 성황으로 만들어주고 감사하는 마음에 동참해주면 좋겠다.
1993년 창단 이후 40여회의 음악회를 통해 최고 기량을 선보여왔던 쏠로이스트 앙상블의 ‘6.25 60주년 음악회’ 티켓 문의는 (240)472-5931이나 (240)483-5593으로 하면 된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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