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주가 최근 통과시킨 불법 체류자 강력 단속 법안이 전국적으로 파문을 일으키면서 워싱턴 인근 지역 정부들이 시행하고 있는 이민법안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버지니아주의 프린스 윌리엄 카운티는 애리조나주 보다 먼저 비슷한 불체자 단속법안을 통과시키고 현재까지 시행하고 있어 그 효과를 놓고 다시 찬반 이론이 격렬해졌다.
애리조나주의 이민법은 불법 체류 자체를 범죄로 규정하고 무차별 검문과 신분증 미소지자에 대한 처벌을 허용하며, 규정 이행에 소홀한 경찰도 기소가 가능토록 해 지금까지 시행된 이민법 중 가장 강력한 불체자 단속 법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워싱턴 지역에서는 프린스 윌리엄 카운티와 라우든 카운티가 시행하고 있는 ‘287(g) 프로그램’과 ‘안전한 커뮤니티(Secure Communities) 프로그램’은 애리조나주 불체자 단속 법안과 똑같지는 않지만 이민자들의 큰 반발을 살 만큼 강력하기는 마찬가지다.
2007년 프린스 윌리엄 카운티가 새 불체자 단속 법안을 통과시킨 후 검거된 불체자는 2,000여명에 이른다. 그러나 범죄율도 최근 지난 15년래 최저 수준으로 하락해 긍정적인 효과가 더 많다는 주장도 거세지고 있어 찬반론자들의 논쟁이 쉽게 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방정부와 파트너십을 통해 시행되는 ‘287(g) 프로그램’은 지역 경찰에게 연방 이민법이 허용한 공권력 행사를 허용하고 있으며 ‘안전한 커뮤니티’ 프로그램은 경찰에 체포된 모든 사람의 지문을 국토안보부와 FBI가 보유하고 있는 범죄 기록과 대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버지니아주의 프린스 윌리엄 카운티와 라우든 카운티가 두 가지 프로그램을 모두 시행하고 있고 훼어팩스 카운티, 알링턴 카운티, 알렉산드리아는 ‘안전한 커뮤니티’만 시행한다. 반면 매나세스, 매나세스 파크, 헌던은 287(g) 프로그램을 시행 중이다. 훼어팩스 카운티는 ‘안전한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통해 지난해만 1,200명의 불체자들을 적발해 연방 ICE(이민세관단속국)에 자료를 넘겼다.
메릴랜드주는 프레드릭 카운티가 287(g)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프린스 조지스 카운티는 범죄 용의자를 체포할 경우 체류 신분을 조사할 수 있는 권한을 지역 경찰에 부여하는 등 각 지역 정부들이 유사한불체자 단속 규정을 갖고 있으나 몽고메리 카운티만 유일하게 주 내에서 지역 경찰의 불체자 단속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몽고메리 카운티 관계자는 “불체자 단속은 연방 정부 차원에서 다뤄져야할 사안이지 지역 경찰에게 책임이 돌아가서는 안된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캘버트 카운티는 불체자로 의심되는 사람을 적발하거나 검거한 경우 경찰의 판단에 따라 ICE에 보고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한편 강화된 불체자 단속법이 커뮤니티에 분명한 변화를 주고 있는 것은 모두 인정하고 있으나 긍정적이냐 부정적이냐에 대한 판단은 제각기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우선 로버트 맥도넬 버지니아 주지사는 선거 캠페인 당시 ‘287(g) 프로그램’을 지지하는 입장을 천명한 바 있으며 최근에는 다른 단속법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프린스 윌리엄 카운티 경찰은 지역 주민과 300회 이상 공청회를 열어 법안의 취지를 설명하고 주민을 설득해왔다.
그러나 이민 전문가들이나 일부 경찰은 불체자 단속 강화법이 인종 차별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으며 지역 경찰의 공신력을 추락시키는 상황도 가져올 수 있어 결과적으로 커뮤니티에 불이익을 주는 ‘위험한 비즈니스’라고 경고하고 있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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