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색 오프닝 리셉션 연 WTC 아트 갤러리 김부자 씨
11일 저녁 월 스트릿의 중심지에 자리 잡은 ‘월드트레이드 센터 아트 갤러리’는 한눈에 보기에도 금융인으로 보이는 말쑥한 차림의 신사들과 젊은 아티스트들로 북적거렸다.
이날은 갤러리가 타운 지역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며 장기간 침체에 빠진 월스트릿의 재기를 기원하는 뜻으로 이름붙인 ‘FiDi (Financial Distirict)Resurgence ‘의 오프닝 리셉션이었다. 그리고 관객들이 들어설 때마다 오랜 친구를 만난 것 처럼 반가운 얼굴로 인사를 하고 갤러리를 안내하느라 바쁜 중년의 여성이 30년전인 1981년 이 지역에 유일하게 한인이 운영하는 아트
갤러리를 오픈한 김부자씨였다.
김씨는 “뉴욕 경제의 중심인 월가가 빨리 회복되기를 바라는 뜻으로 분위기를 좀 띄어보는 행사를 기획했다”며 “금융 경기가 회복되어야 우리 갤러리뿐 아니라 뉴욕 시민 모두에게 좋을 것 아니냐”고 말했다. 많은 뉴욕 시민들처럼 김씨에게 9.11은 평생 잊을 수 없는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여느 날처럼 개장 준비를 하고 있던 그는 사람들이 술렁거리고 소방차와 경찰차가 쉴 새 없이 지날 때도 큰 화재정도로 생각했지만 빌딩이 무너지는 순간 그 충격으로 매장의 유리창이 산산조각 나는 순간, 그림 한 점 건지지 못하고 무조건 몸을 피해야 했다.
하지만 천재지변에 가까운 사건 이후에도 여전히 갤러리를 유지할 수 있었던 건 단골 고객들의 지원 때문이었다. 김씨는 “주문했던 그림들을 안 찾아 갈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며 “오히려 더 많이 사주고 건물주인 트리니티 교회도 렌트를 낮춰주며 많은 도움을 줬다”고 회상했다.세계 금융 중심지에서 사업을 오래하다 보니 약사 출신인 그도 이제는 웬만한 경제 동향을 감으로 아는 수준이 됐다. “ 경기가 회복되고 있어요. 확실히 느낍니다. 지금 조금만 더 힘내면 되요.” <박원영 기자>
월스트릿에서 30년째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는 김부자씨(오른쪽부터)와 매니저인 딸 제인 전, 작가 샌드린 론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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