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의 첫 단독 공연 때 저는 코러스였죠. 그랬던 제가 꿈에도 그리던 첫 공연을 펼치니 가슴이 벅차오르더군요.
25일 서울 연세대 대강당에서 첫 공연을 마치고 만난 케이윌(본명 김형수ㆍ28)은 무대에서 눈물을 펑펑 쏟아낸 이유를 묻자 컴컴한 객석에서 수백개의 야광봉 불빛을 본 순간 가슴에서 뜨거운 게 올라왔다고 답했다.
데뷔 3년 만에 자신만의 무대를 가진 케이윌은 첫곡 ‘1초에 한방울’을 부르며 등장할 때부터 목이 메었다. 노래를 멈추고는 눈물을 닦아내기도 했다.
케이윌은 나를 보기 위해 오신 분들로 이 공간을 채웠다는게 감격스럽다며 데뷔 전 첫 방송하는 날, 첫 상을 받는 날, 첫 공연하는 날 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생각대로 정말 눈물이 난다고 설렘과 기쁨이 교차하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자신이 이 무대에 서기까지 지탱해준 의미있는 곡들로 선곡한 그는 모든 걸 토해내려는듯 여러 음역대를 오가며 풍성한 가창력으로 관객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케이윌은 데뷔곡인 ‘왼쪽 가슴’을 비롯해 ‘그립고 그립고 그립다’, ‘끊었던 담배’, ‘반복일 뿐이야’, ‘하리오’ 등 1, 2집에서 사랑받은 곡들을 릴레이로 선사했다. 또 자신이 데뷔 전 가이드 녹음을 했던 곡인 동방신기의 ‘허그’, 플라이투더스카이의 ‘피’도 새롭게 편곡해 노래했다.
하이라이트는 케이윌이 소속사 연습생들과 꾸민 댄스 메들리 무대였다. 지-드래곤의 ‘하트브레이커’, 2PM의 ‘어겐&어겐’, 투애니원의 ‘파이어’ 등을 그대로 재현하자 기립한 관객들은 일제히 뛰어올랐다. 발라드 가수로만 인식된 케이윌이 아이돌 그룹의 노래를 소화하며 발군의 춤 실력을 선보이자 환호가 터져나왔다.
이 열기는 ‘관객과 함께 하는 케이윌 몰래카메라’를 통해 웃음으로 이어졌다. 스태프는 30일이 생일인 케이윌을 위해 ‘커플 사연 소개 이벤트’라는 이벤트를 준비했다. 무대에 오른 두 커플은 스태프의 지시대로 연기를 했고 케이윌이 돌발 상황에 당황하자, 객석에서는 ‘속았지? 놀랐지? 축하해’라는 플래카드가 올라오며 생일 축하 합창이 이어졌다.
케이크의 촛불을 끈 케이윌은 나 빼고 모두 알고 있었던 것이냐며 재차 확인한 뒤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줘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시원스런 웃음을 보여준 케이윌은 앙코르 곡인 임정희의 ‘뮤직 이즈 마이 라이프’와 자신의 히트곡인 ‘눈물이 뚝뚝’을 부르며 다시 눈물을 펑펑 쏟아내 관객들의 눈시울까지 붉히게 했다. 공연 도중 바깥에는 눈이 내려 화이트 크리스마스에 울린 케이윌의 감미로운 목소리에 운치를 더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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