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젊은 청년이 갈릴리에서 예루살렘으로 가는 예수를 찾아왔다. 그는 가버나움 지역의 부자였고 장래가 촉망되는 젊은이였다. 삶이 무엇인가에 대해 많은 의문을 갖고 있었던 그는 예수 앞에 무릎 꿇고 간절히 물었다.
“제가 영원한 생명을 얻으려면 무엇을 해야 하겠습니까?”
젊은이의 표정이 너무나 간곡했기 때문에 예수는 그를 관심있게 바라다보며 “너는 십계명을 알고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당시 유대인들은 십계명이 삶의 숙제를 푸는 열쇠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것만 잘 지키면 될텐 데 왜 나에게 찾아와 묻지?”하는 뜻으로 예수가 대답한 것이다.
이에 대해 젊은이가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저는 어릴 때부터 그 계명들을 끊임없이 들어왔고 또 잘 지켜 왔습니다. 그런데도 저는 영원한 생명에 대한 신념이 없습니다” 십계명에서 인생의 답을 찾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예수는 측은한 눈으로 그를 쳐다보며 이렇게 대답했다.
“너는 한 가지 부족한 것이 있다. 돌아가서 네가 가진 것을 팔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라. 그러면 너는 하늘에서 부자가 될 것이다. 그리고 나서 나를 따르라”
젊은이는 예수의 이같은 대답에 고민하는 표정을 지으며 물러갔다. 그는 재산이 많았기 때문에 그것을 나누어 주기에는 굉장한 용기와 결단이 필요해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이 광경을 옆에서 지켜본 제자들이 놀란 표정을 짓자 예수는 다시 말했다.
“재물을 사랑하는 부자가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은 참으로 어렵다.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빠져 나가는 것이 더 쉬울지 모른다. 그런 어려운 일은 인간의 능력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이다”
젊은이와 나눈 대화에서 예수의 메시지는 무엇인가. 소유 개념과 의식의 변화다. 이웃을 진정으로 사랑하려면 의식의 변화가 앞서야지 그것 없이는 자신이 아끼는 재산을 불쌍한 사람들은 위해 내놓을 수 없다는 것이다. 내가 좀 쓰다 남은 것을 남에게 주는 것은 생색을 내는 것이지 선을 베푸는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희생 없는 신앙은 신앙이 못 된다는 말도 된다.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그의 생각을 존중하고 따른다는 뜻인데 그것은 엄청난 자기희생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사명감을 가진 신앙 없이는 실천이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제자들은 예수의 뜻을 따르다가 생명까지 바쳤다. 예수 믿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크리스마스는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며 예수가 무슨 뜻을 가지고 이 세상에 왔는지를 다시 새겨보는 날이다. 그러나 오늘의 성탄절의 모습은 어떠한가. 완전히 상품 세일기간이며 ‘크리스마스’하면 얼마나 매상이 올랐는가의 기준으로 변해 버렸다.
오늘의 성탄절은 너무나 선물 교환과 상품 세일에 물들어 있다. 예수의 뜻과는 완전히 반대방향이다. 돈 없고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크리스마스만큼 우울한 명절이 없다. 너나 할 것 없이 돈 자랑하는 시즌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부자와 빈자가 극도로 비교되는 슬픈 계절이다.
지금 예수가 살아 돌아온다면 “아니 내 생일을 이런 식으로 축하하다니 말도 안돼!”하며 화를 낼지도 모른다. 예수의 탄생을 무턱대고 축하할 일이 아니다. 그의 생각과 뜻을 곰곰이 새겨보는 것이 탄생 축하의 진정한 자세다.
이철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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