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줄곧 경제난과 치솟는 실업률,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씨름해온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3일 부인 미셸 두 딸과 함께 백악관 남쪽 뜰에 세워진 콜로라도산 가문비 나무를 사용한 10m 높이 크리스마스 트리에 점등하는 것으로 잠시 위안을 찾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점등식 연설에서 백악관 크리스마스 트리의 빛이 미국 내외의 모든 미국인들에게 비춰질 것이라며 아프간 등에 파병된 미군과 그 가족들을 기리고 또한 분투하고 있는 우리의 이웃들, 일자리를 잃었거나 집을 잃었거나 친구나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이웃들도 기억하자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 곳곳의 도시와 마을들은 성탄절이 다가오는데도 예년과 달리 다른 날과 다른 점이 없이 성탄절 분위기가 실종 상태다. 지방정부들이 적자가 났거나 빠듯한 예산 문제 때문에 이맘 때면 전통적으로 해오던 크리스마스 장식과 행사를 대폭 줄이거나 아예 없앤 것이다. 캘리포니아주 프레스노시가 매년 수천명의 시민이 모인 가운데 해오던 6층 높이 크리스마스 트리 점등식을 하지 않기로 결정한 데 대해 한 시민은 성탄절 기분 좀 나게 해주면 안되느냐고 불만을 표시했다. 그러나 직원들을 해고하고도 2,800만달러의 적자가 예상되는 프레스노시의 랜디 리드 대변인은 더 적절한 곳에 돈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시카고는 시청앞 데일리 광장에 35만달러를 들여 약 17m짜리 크리스마스 트리를 세웠으나 지난해의 1백만달러, 27m짜리에 비하면 ‘분재’ 수준이어서 일부 시민들로부터 시시하다는 말을 듣고 있다. 플로리다주 올랜도는 크리스마스 장식 가로등 기둥 800개를 올해는 거리에 세우지 않고 창고에 쌓아둠으로써 설치비와 전기료 25만달러를 아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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