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가 시즌 생명이 걸린 ‘벼랑 끝 승부’를 정규시즌 막판 리그 미니멈 연봉으로 ‘주워’온 투수에 맡긴다. 21일 필라델피아 시티즌스뱅크파크에서 벌어지는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NLCS·7전4선승제) 5차전에는 1차전 선발 클레이튼 커쇼 대신 2차전 선발 빈센테 파디야가 나간다.
조 토리 다저스 감독은 4차전에서 통한의 4-5 역전패를 당한 후 5차전에서는 베테랑 우완 파디야(12승6패)가 필라델피아 필리스 선발 콜 해멀스(10승11패)에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나쁜 팀메이트’라는 이유로 텍사스 레인저스가 시즌 도중 방출한 투수를 주워올 때 그에게 시즌 생명을 맡기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하지만 파디야는 이번 포스트시즌 두 차례 선발등판, 14⅓이닝에 걸쳐 자책점은 단 하나만 내주는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다. 특히 이번 시리즈 2차전에서는 ‘친정팀’ 필리스의 타선을 7⅓이닝 동안 1실점으로 틀어막고 다저스 역전승의 발판을 놓았다.
반면 필리스 좌완 해멀스는 1차전에서 5⅓이닝 동안 4점이나 내주고도 타선 덕분에 승리투수가 됐다.
커쇼는 필요시 치르게 될 안방 6차전으로 밀렸다. 1차전에서 4⅔이닝 동안 4안타 5볼넷으로 5실점한 결과다.
다저스 선수들은 아직 여유를 보이고 있다. 매니 라미레스는 가슴 아픈 역전패를 당한 후에도 “베이비처럼 잘 잤다”며 “아직 끝난 것도 아니고 마지막 아웃 1개를 못 잡아 그런 일이 생기는데 27개 아웃이 남았으면 그 무슨 일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라미레스는 사실 역전패의 순간 이미 이겼는 줄 알고 라커룸에 들어가 샤워 중이었다고. 이미 교체돼 다시 경기에 들어갈 수도 없는 상황으로 샤워를 끝낸 뒤 TV 화면을 통해 결과를 알았고 곧 동료들이 라커룸에 들어오며 TV를 꺼버렸다는 것. 라미레스는 이에 대해 “그렇게 지고 나면 라커룸이 조용하다. 하지만 돌이킬 수도 없는 일이고 내일이면 다들 잊을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는 “(조나단) 브락스턴 덕분에 이긴 경기가 훨씬 더 많다. 시즌 내내 잘 했던 선수”라고 덧붙였다.
메이저리그 플레이오프 역사상 7전4선승제 시리즈에서 1승3패의 궁지에 몰린 팀은 올해 다저스가 74번째다. 그 중 3연승으로 받아쳐 시리즈 승리를 따낸 경우는 10차례에 불과한데 라미레스는 그 경험을 두 번이나 했다. 라미레스는 보스턴 레드삭스 소속으로 뛸 때 2004년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시리즈(ALCS)에서 3연패 뒤 4연승 신화에 일조했고, 2007년 ALCS에서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 1승3패 후 3연승 드라마에 기여했다. 라미레스는 그때에도 “프레셔 받을 일도 많다. 우리는 항상 자신 있는 그룹으로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래도 안 된다면 할 수 없는 일 아닌가. 탈락하면 세상이 끝나는 것도 아니고 다음 시즌에 또 기회가 오는데 상관없다”는 발언으로 동료들의 심리적 부담을 덜어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저스는 멀리 내다보지 않는다. 일단 5차전을 따내 이번 시리즈를 다시 홈구장으로 몰고 가는 게 숙제다.
<이규태 기자>
빈센테 파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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