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 17년 작업끝에 사전 편찬
`뉴타운’, `셀카’, `정리해고’, `공동구매’ 등 현실 언어를 적극 반영한 한국어대사전이 한글날을 하루 앞둔 8일 나온다.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은 17년간의 편찬 작업 끝에 39만단어 규모의 `고려대 한국어대사전’을 출간한다고 7일 밝혔다.
이 사전은 `코퍼스(말뭉치) 언어학’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신문기사나 소설, 아동학습지, 제품설명서 등 실제 문헌에서 자주 사용하는 1억개의 어절에서 사용빈도를 점검해 표제어와 용례를 구성한 게 특징이다.
사용빈도에 따라 사전을 편찬하다 보니 뜻풀이에서도 가장 많이 쓰이는 뜻을 맨 위에 배치했다.
예를 들어 `풀다’의 경우 이전에 나온 국어대사전에는 `묶이거나 감기거나 얽히거나 합쳐진 것 따위를 그렇지 않은 상태로 되게 하다’라는 뜻이 먼저 나오지만 고려대 대사전에는 `사람이 감정을 누그러뜨리거나 사라지게 하다’라는 뜻이 맨 위에 실렸다.
`파마머리를 풀다’에서처럼 `사람이 머리카락을 곧은 상태로 늘어지게 하다’라는 새로운 뜻이 추가되기도 했다.
이런 과정에서 실제 언중들은 두루 사용하고 있었으나 기존 국어사전에는 실리지 않은 일반 어휘를 발견해 사전 표제어로 등재했는데 이렇게 새로 들어간 단어만 약 4만개나 된다
그중에는 일상생활에서 전부터 쓰이던 단어들, 즉 `아름다움’이나 `오물조물’, `딩동댕’, `울그락불그락’ 등의 고유어에서부터 `식습관’, `승부사’, `정경유착’과 같은 한자어, `유산슬’, `리조또’, `임플란트’와 같은 외래어까지 다양하게 표제어로 등재됐다.
특히 `꽃미남’이나 `사이코패스’, `비보이’, `아바타’, `홀짝제’ 등 현대 사회를 살고 있는 한국인들이 실제 사용하는 어휘들도 빠짐없이 실렸다.
사전 이용자를 고려한 부분도 고려대 한국어대사전의 특징 중 하나다. 대사전은 한 표제어의 의미를 알기 위해 다른 표제어를 다시 찾아야 하는 번거로움을 없애고자 수록된 모든 표제어를 직접 뜻풀이했다.
또 학습자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2천200여건의 심화정보를 수록해 표제어의 뜻풀이에서 설명하기 어려운 사항, 즉 어원이나 정서법, 헷갈리는 말 등에 대한 부가 정보를 꼼꼼히 실었다.
민족문화연구원측은 언어정보 데이터베이스 구축과 사전학적 연구를 기반으로 이뤄진 새로운 사전 편찬 방식은 이제 출판사에서 국어사전을 만드는 시대가 끝났음을 의미한다며 이번 대사전은 한국어 대사전 편찬사의 제2세대를 알리는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사전 출판기념회는 8일 오후 3시 고려대 백주년 기념관 국제원격회의실에서 열린다.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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