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학기 샌타모니카 칼리지에 입학한 한인 김모양(18·발렌시아 거주)은 요즘 학교에 가는 날이면 새벽같이 집을 나선다. 9시나 10시에 시작하는 수업에 맞춰 도착할 경우 캠퍼스 내 주차장이 모두 차버려 주차에 애를 먹기 때문이다. 김 양은 “8시나 8시반이면 주차장이 자리가 없다”며 “커뮤니티 칼리지가 이렇게 복잡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지난주 가을학기 개강과 함께 학생들로 북적거리는 남가주 지역 커뮤니티 칼리지의 학생들은 개강 이후 각 캠퍼스 모습에 혀를 내두른다. 경기침체 등으로 올들어 학생수가 대폭 증가한 반면 예산 삭감의 여파로 개설 강좌가 줄고 서비스가 축소되면서 학교 시설 이용과 수업 선택 등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강좌 축소로 많은 과목의 등록이 일찍 마감돼 인기 과목의 경우 20~ 30명의 학생들이 대기자 명단에 올라 있다. 캠퍼스 주차장에서는 증가한 학생들로 인해 주차전쟁이 벌어지고 있고 학교 행정부서에는 장학금 신청 등 학사업무를 처리하려는 학생들의 긴 줄이 이어져 있다. 학교 식당이나 서점에도 학생들의 줄이 늘어서 있기는 마찬가지다.
한인 학생들이 많은 샌타모니카 칼리지는 주정부로부터 지원받는 예산이 올해 660만달러나 감소해 가을학기 개설 강좌수를 5% 축소했다. 반면 등록 학생수는 지난해 5만1,348명에서 올해 5만4,878명으로 3,500명이나 증가했다.
제2의 커리어를 위해 샌타모니카 칼리지에 다니고 있는 테드 강(27)씨는 “인기 과목들은 일찌감치 등록이 마감돼 버려 수강신청을 서두르지 않았던 학생들은 과목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LA 커뮤니티칼리지교육구(LACCD)에 따르면 올해 9개 캠퍼스의 가을학기 개설 강좌수는 전년도에 비해 전체적으로 6% 축소됐고 등록 학생수는 9%가 증가했다.
이같은 커뮤니티 칼리지들의 이중고는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2009~2010년 커뮤니티 칼리지 예산을 8억4,000만달러 삭감하자 칼리지들이 경비절감을 위해 수업 규모를 줄이면서 시작됐다. 반면 주 전체적으로 올해 커뮤니티 칼리지에 총 291만3,735명이 등록해 학생 수가 전년도보다 4.9%가 증가한 상황이다.
경기침체로 4년제 대학 편입이나 재교육을 위해 커뮤니티 칼리지로 향하는 학생들의 숫자도 크게 증가했다. 또 CSU계열 주립대들이 내년 봄 신입생 원서를 받지 않고 4만명의 학생을 감원한다고 밝혀 많은 고교 졸업생들이 차선책으로 커뮤니티 칼리지 입학을 선택한 것도 학생 증가의 원인이다.
올해 학생이 1,000명 이상 증가한 LA 시티칼리지(LACC)에 재학 중인 재스민 이(20)양은 “간단한 행정서류를 접수하기 위해 학교에서 1시간이 넘게 줄을 서서 기다렸다”며 “편입을 위한 필수과목인 영어와 수학 클래스가 이미 마감돼 외곽의 다른 커뮤니티 칼리지나 온라인 클래스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놓고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연신 기자>
LA 시티칼리지(LACC)의 강좌 등록 사무실 앞에 학생들이 길게 줄을 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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