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세계대전 이후 서양미술의 패권은 미국으로 넘어오게 되고, 그 이유에는 냉전체제의 시작, 유럽 전위예술가들의 미국으로의 이주나 망명 등이 있다. 서양 미술에 있어 변방의 위치에 있던 미국 미술은 잭슨 폴락(Jackson Pollock, 1912-1956)으로 대표되는 추상 표현주의(Abstract Expressionism)를 통해 단숨에 전후 아방가르드 예술 운동의 포문을 연다.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가을의 리듬(Number 30, 1950;Autumn Rhythm)’에서 볼 수 있듯이, 폴락의 회화는 큰 화폭위에 선들이 복잡하게 얽혀져있는 형식을 특징으로 한다. 폴락은 캔버스를 이젤이 아닌 바닥에 놓고 물감을 뿌리듯이 작업을 했는데, 이런 독특한 작업 방식은 액션 페인팅(Action Painting)이라는 이름을 낳기도 했다. 화가가 붓으로 캔버스위에 무언가를 그리는 행위로서의 회화는 거부되고 캔버스위에는 다양한 물감의 흔적들만이 존재하게 된다. 물감을 공중에서 뿌리는 행위는 20세기 전반동안 추상회화가 고민해오던 선과 색의 경계를 무너뜨린다.
폴락이 뿌린 물감은 캔버스위에서 색이자 동시에 선이 될 뿐만 아니라 재현의 역할로부터 벗어난 회화가 마티스, 피카소, 몬드리안같은 예술가들이 보여준 추상화를 새로운 국면으로 발전시킨 것으로 해석되었다. 대중들은 폴락의 회화를 보며, 의식의 전환을 꽤하기 보다는 알콜중독자로, 44세라는 나이에 교통사고로 요절한 불운한 예술가 이야기에 관심을 기울이거나 폴락의 아무것도 전달하지 않는 듯한 작품을 난해하게 여겼다. 결국 추상 표현주의는 또 다른 엘리트주의를 상징하게 되었고, 예술가는 뒤샹에 의해 박탈된 신적 위치로 귀환하게 된다. 추상 표현주의는 이후 로버트 라우션버그와 재스퍼 존스와 같은 네오 다다 작가들에 의해 전복되고, 이 후 우리는 앤디 워홀과 같은 팝 아티스트들을 만나게 된다.
본 글은 알재단(AHL foundation, Inc.)에서 매주 화요일 진행되고 있는 미술사 강의 중 일부를 소개한 것이며, 강사 김지혜는 뉴욕 시립대학교에서 미술사 박사과정 재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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