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슨 전 대통령을 권좌에서 내려 앉힌 워터게이트 사건의 현장, 워터게이트 호텔(사진)이 21일 경매에 붙여졌으나 결국 채권자에게 넘어갔다.
이날 알렉스 쿠퍼 경매회사(Alex Cooper Auctioneers)가 주관한 경매에서 워터게이트 호텔은 첫 경매가가 2,500만 달러에 제시됐으나 결구 아무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알렉스 쿠퍼 경매회사의 폴 쿠버 부회장에 따르면 경매에는 모두 10명이 응했다.
처음 입찰 가격보다 높은 가격이 제시 되지 않아 결국 호텔은 워터게이트 호텔의 소유주였던 모뉴먼트 리얼티의 채권자인 PB 캐피털이 인수하는 격이 됐다. 따라서 PB 캐피털은 채권 회수의 일환으로 호텔을 떠 안 게 된 셈이다. 2004년 워터게이트 호텔을 사들인 모뉴먼트 리얼티가 PB 캐피털에 진 빚은 약 4천만 달러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록 PB 캐피털이 호텔을 인수했지만 이를 되팔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경매 직후 나온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부동산개발 전문업체인 모뉴먼트 리얼티는 워터게이트 호텔을 최고급으로 복원하기 위해 매입했지만 영업을 재개하지 못해 왔다. 또 최근 모뉴먼트 리얼티가 PB 캐피털로부터의 대출금을 갚지 못해 호텔이 강제압류 상태에 처해짐에 따라 경매 처분에 나서게 됐다.
민간 개발업자가 호텔을 다시 인수해 개보수에 들어갈 경우 그 비용은 수천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 된다. 최근 10년 사이 워터게이트 빌딩은 명성이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2007년부터 호텔이 문을 닫고 유명 상점들도 떠나 생쥐가 출몰할 정도로 쇄락한 모습이다.
워터게이트 아파트에 35년째 살고 있는 워싱턴 사교계의 명사인 탠디 디커슨은 WP와의 회견에서 “모두가 이 호텔의 경매를 학수고대해왔다”면서 이 건물이 다시 예전의 화려했던 명성을 되찾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워터게이트 빌딩은 1965년 처음 문을 열었을 때부터 유명 인사들을 끌어 모았었다.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공화당 정권이 몰락한 후 이곳 아파트에 몰려 살던 공화당의 실력자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갔으나 레이건 행정부 시절 리 애넌버그, 찰스 위크, 벳시 블루밍데일 등 레이건의 측근들이 다시 이곳에 거처를 마련했다.
베트남전을 기획한 인물로 얼마전 사망한 로버트 맥나마라 전 미국 국방장관, 첼로의 거장 므스티슬라브 로스트로포비치,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콘돌리자 라이스 전 국무장관, 세계적인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 루스 베이더 긴스버그 연방대법관, 밥 돌 전 상원의원 등이 워터게이트 아파트의 오랜 주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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